K리그, 급변하는 아챔과 클럽월드컵에 대비하고 있나[김세훈의 스포츠IN]
아시아 남자축구 최고 클럽대항전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상금이 12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2024~2025시즌부터 아시아 최고 클럽이 되면 무려 160억원을 받는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니라 불과 1년 후 이야기다.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나가는 팀은 24개다.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은 직행티켓 3장을 받았다. 한국, 중국, 카타르, 이란은 직행 2장, 플레이오프행 1장 등 ‘2+1’장을 얻었다. 직행티켓은 자국리그 우승팀, FA컵 우승팀에 주어진다. 플레이오프행 1장은 리그 2위에게 돌아간다.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는 직행 1장 또는 ‘1+1’장을 챙겼다. 이외 다른 나라 클럽은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아예 나서지 못한다.
한국은 사우디, 일본에 아시아 지존 자리를 내줬다. 아시아축구연맹이 클럽 랭킹 산정방식을 최근 4년 성적 합산에서 8년 성적 합산으로 바꿨고 최근 성적에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한국은 아시아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사우디와 일본이 최근 자국리그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데 밀린 결과다. K리그로서는 기분이 상하겠지만 자업자득인 셈이다.
어쨌든 올해 K리그와 FA컵 우승팀은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직행한다. K리그 2위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면 본선에 간다. 우승상금 160억원은 울산 현대(177억원·2022년), 전북 현대(197억원·2022년) 선수단 전체 연봉에 육박한다. K리그1 연봉 총액 순위 3위 제주도 127억원에 불과하다. 연봉 총액 평균도 110억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클럽월드컵도 규모도 크게 커진다. 클럽월드컵은 현재 7~8개팀에서 2025년부터 32개팀 체제로 확대된다. 아시아에서는 4개 구단만이 클럽월드컵에 나간다. 202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알힐랄(사우디), 2022년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는 이미 출전권을 따냈다. 남은 두 장은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최근 4년간 아시아 클럽 랭킹 상위에게 주어진다. 앞으로 한국 구단이 아시아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영원히 클럽월드컵 구경꾼이 될 수도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게감은 상금에서만 커진 게 아니다. 사우디는 자국리그 활성화를 위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네이마르(알힐랄), 카림 벤제마·은골로 캉테(알이티하드), 스티븐 제라드 감독(알에티파크) 등 유명 선수들과 지도자를 영입했다. 이들과 한국 구단이 맞붙을 수 있다. 한국 구단이 이기면 리그와 구단, 후원사 인지도 및 위상이 올라가고 추가적으로 막대한 유무형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이렇게 큰 변화를 목전에 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에 과연 전략적으로 대비하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아시아 최강이라는 착각에 빠지거나 외부 변화를 일부러 외면하며 우리만의 리그, 우리만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나. 이제라도 삼성, GS, SK, 포스코가 축구에 다시 투자할까. 아니면 앞으로도 현대만 바라봐야 할까.
한국프로축구 앞날은 희망적일까, 절망적일까. 불과 1, 2년이면 대충 판가름이 날 것 같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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