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해상 훈련에 ‘맞불’ 놓은 김정은…尹, 北 대응력 강조

곽은산 2023. 8. 2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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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적 위해 핵사용도 불사”
정부 차원 첫 북핵 대응 훈련
힘에 의한 평화 재강조 나서
北, 김정은 미사일 참관 공개
北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 성공”
합참 “일반 순항미사일로 판단
명중 못하고 경비함도 신형 아냐”
윤석열 대통령은 을지연습 첫날인 21일 “북한은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며, 핵 사용도 불사할 것”이라며 민·관·군의 국가 총력전 수행 역량 향상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오늘날의 전쟁은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 테러를 동반한 비정규전,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이버전, 핵 위협을 병행한 정규전 등 모든 전쟁을 혼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연습부터는 정부 차원의 북핵 대응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한다”며 “핵 경보전파체계와 국민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국민 구호와 치료를 위한 국가적 대응 능력도 확실하게 점검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을지연습은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국가와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비상대비계획을 검토하고 전시 임무 수행 절차를 숙달시키기 위해 연 1회 시행하는 훈련이다. 이날부터 나흘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축소 시행돼온 을지연습을 작년에 정상화했고, 올해는 전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관·군 통합 연습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며 “북핵 위협, 반국가세력 준동,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실전 같은 훈련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개전 초부터 위장평화 공세와 가짜뉴스 유포, 반국가세력들을 활용한 선전 선동으로 극심한 사회 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것”이라며 국론 결집 중요성을 당부했다. 또 “북한은 국가중요시설을 공격해 국가기반체계를 마비시키려 할 것”이라며 국가중요시설 방호 대책의 획기적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을지연습과 연계한 한·미 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 프리덤 실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진정한 평화는 일방의 구걸이나 일방의 선의가 아닌, 오직 압도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진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이 선제 핵 공격과 공세적 전쟁 준비를 운운하나,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라며 “지금의 땀 한 방울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되, 많은 병력과 장비가 운용되는 만큼 충분한 안전대책과 현장 확인을 통해 안전사고 없이 기대한 목표를 달성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했다고 주장하며 “유사시 적들의 전쟁 의지를 파탄시켜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한 데 이어 신형함 공개, 해군 훈련 현장 시찰 등 일정을 소화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해군에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정신으로 무장한 군인에게는 이기지 못할 적이 없다”며 “전쟁 준비”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또 “현대적인 수상 및 수중공격 수단과 방어 수단들을 만단(萬端)으로 갖춘 만능의 강력한 주체적 군종 집단으로 강화시킬 것”을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해군력 강화”… 한·미·일 해상훈련에 ‘맞불’

북한이 신형 수상함을 공개함과 동시에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일반 순항미사일로 판단하는 가운데 북한이 한·미·일보다 열세인 해군력 강화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훈련 결과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도 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오중흡 7연대 칭호를 수여받은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며 해군의 “전쟁 준비 실태도 점검했다”고 밝혔다. 오중흡은 일제강점기 김일성과 항일투쟁을 함께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신형 경비함 661호가 대중에게 공개된 가운데 김 위원장은 직접 이 함에 올라 경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해군 무장 장비 현대화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전투 능력을 빠른 기간에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해군을 향해 “훈련이자 전쟁 준비라는 관점을 가지라”고도 했다.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주변 공해상에서의 3국 연합 해상훈련 정례화를 예고하자 이에 맞서 북한도 해군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 AP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보면서 언제든 맞대응할 수 있다는 자기 과시와 함께 한반도의 군사적 주도권은 자신들에게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최근 한·미·일 공조체계 강화 분위기 속에 (3국) 연합 해군에 대응한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수중·수상 도발 수단을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 주장에 대해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발사한 것은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라며 “작은 배에서 그런 미사일을 쏠 수가 없다. 탐지해보니 명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미는 관련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실시간 감시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신형 경비함 661호에 대해서도 “최근 10년 내에 건조된 배는 아니다”라며 그 전력을 낮게 평가했다.

곽은산·김예진·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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