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00㎞’ 배짱 커브 ‘160㎞’ 광속구 투수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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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강속구의 가치는 남다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그만큼 타자가 투구를 판단할 시간을 줄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이날 최고 시속 100.3마일(161.4㎞)을 뿌리는 신시내티의 선발 헌터 그린(24)에 맞선 류현진은 최고 89.6마일(시속 144㎞)의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잠재우는 마법을 보여줬다.
특히 류현진은 이날 100㎞대의 '아리랑 커브'로 완급을 완벽하게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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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7K 2실점 비자책
복귀 후 한 경기 최다 K
아리랑 커브로 타선 현혹
3이닝 9실점 상대선발과 대조
류 “오늘 100점 만점 100점”
“영리한 투구” 현지언론 극찬
야구에서 강속구의 가치는 남다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그만큼 타자가 투구를 판단할 시간을 줄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타자가 타격하더라도 빗맞을 확률이 높다. 투수들이 구속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이유다.
이번 달 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이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그는 2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으로 팀의 10-3 승리를 책임졌다. 시즌 2승째(1패)이자 MLB 개인 통산 77승째.
이날 최고 시속 100.3마일(161.4㎞)을 뿌리는 신시내티의 선발 헌터 그린(24)에 맞선 류현진은 최고 89.6마일(시속 144㎞)의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잠재우는 마법을 보여줬다. 5-0으로 앞선 2회 말 2실점했지만 수비들의 실수로 인해 자책점이 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 2일 14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적지 않은 나이에 두 번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도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을 앞세워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부터 3경기 14이닝 비자책점 행진 속에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7에서 1.89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 7개를 잡으며 부상 복귀 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올렸다. 한 경기에서 7개 이상 삼진을 잡은 건 2021년 10월4일 볼티모어전(7개) 이후 22개월 만이다.
5이닝 동안 총 83개의 공을 던진 그는 직구(38개),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커터(1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면서 신시내티 타선을 요리했다. 장타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압도했다.
특히 류현진은 이날 100㎞대의 ‘아리랑 커브’로 완급을 완벽하게 조절했다. 140㎞대의 직구에도 더 느리고 정교한 커브를 섞으며 ‘시속 40㎞’의 구속 차로 타자들을 현혹했다. 무엇보다 5회 말 2사 1, 2루 위기에서 신시내티 ‘괴물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를 상대로 66.8마일(107.5㎞)의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빅리그 2년 차인 상대 선발 그린이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3이닝 동안 홈런을 무려 5개나 맞는 등 10피안타 4탈삼진 3볼넷 9실점(8자책점)으로 무너진 것과 대조됐다.
경기 뒤 류현진은 “오늘 커브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면서 “상대가 매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커브를 적절히 사용했다”고 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은 상대 선수들의 성향을 잘 이용했다”며 “정말,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을 극찬했다. MLB닷컴은 “영리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고 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의 투구는 의심할 필요 없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수술 후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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