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세미나-취업지원’ 원스톱 지원’…일본, 노인 일자리 책임진다
도쿄도 내 실버인재센터 등 가보니
70세 이상 고령자 ↑…“매년 0.3~0.5세 연령 높아져”
소득 보전부터 건강·지역활동 참여 등 이유도 다양
도쿄시고토재단, 심층상담→진로설계→직업훈련→집중취업 알선 제공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러 왔어요.”
지난달 6일 오전 11시 도쿄도 신주쿠구의 실버인재센터 앞. 마츠다(73·가명)씨는 일자리 소개를 받고 막 나오는 길이었다. 그는 6월 21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퇴원을 한 뒤 보름 만에 상담 코너를 찾았다고 전했다. 당장 이날 회사를 소개받지는 않았으나, 구직을 하고 있다는 서류를 제출한 것. 구인표를 보고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있었지만, 하루 교통비가 500엔밖에 되지 않아 좀 더 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수술 전 소개받아 다니던 직장은 통근비용으로 월 1만7000엔을 줘 만족했다”면서 “통근 비용을 어느정도 주면서 청소 이외의 가능한 일을 선택하려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인재센터는 60세 이상 일할 의욕이 있는 사람들이 회원으로 등록하면 공공 민간 개인 등 일손이 필요한 곳의 일감을 의뢰받아 구직자들에게 연결해준다. 일감을 의뢰한 곳은 노동의 대가로 센터에 비용을 지불하고 센터는 이를 회원들에게 ‘배분금’이란 형태로 지급해준다. 일감 대부분은 맨션 청소, 주차장관리 업무, 학교청소, 아파트 청소, 아동통학 등 단기적이고 시간 구속이 없는 가벼운 것이 많지만, 외국어 통번역, 운전, 페인트칠, 의류수선 등 어느정도 전문성이 필요한 일도 늘었다. 주 1회부터 15일까지 다양한 기간에 걸쳐 1회에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받는 배분금은 1072엔에서 1500엔까지 다양하다.
고령자들은 실버인재센터를 통해 월 1회 취업상담을 받거나 구인표를 통해 직업을 알아본 뒤 회사 등에 파견을 나가 근무를 한다. 근무를 마친 뒤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다시 실버인재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지난달 3일 방문한 도쿄도 도시마구의 실버인재센터에서 만난 마사코(69·가명)씨는 “언제 출근했는지와 일하는 시간 등을 적고 파견된 직장에서 확인 도장 등을 찍어준다”고 말했다. 해당 센터 관계자는 “보고서를 받은 뒤 저희가 기업한테 비용을 청구하지만 노인분들에게 선지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마구 실버인재센터 소속 소네다 유타카 차장은 최근 들어 70세 이상 회원분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저희 인재센터에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75세이고 매년 0.3세에서 0.5세 정도 나이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젊은 층 인재가 부족하다보니 경험 있는 사람들을 계속활용하고 있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고 건강용이나 지역활동을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에 어떤 직장을 다녔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버인재센터 사업을 총괄하는 도쿄도시고토재단은 고령자 등 모든 구직자를 대상으로 ‘심층상담→진로설계→직업훈련→집중취업알선’까지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고령자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커리어 상담 안내 △일 도전 65 △액티브 시니어 △수석 취업 지원 캐러밴 등이 있다. 커리어 상담 안내는 지금까지의 직업 경험이나 경력, 희망에 따른 조언(어드바이스)를 하는 취업상담을 가리킨다. 이곳에서는 △이력서 및 직무 경력서 작성 조언 △직업 찾기의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한 조언 △취업 지원 도구를 사용한 조언 등을 진행한다.
‘일 도전 65’란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재취업을 할 때 일자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인사담당자와 연락해 면접 전 견학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령자들 중 취업활동을 안 하다가 다시 하려는 경우, 불안감이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게 됐다는 것이 재단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전문가 인재개발 프로그램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일했던 고령자들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업무능력 등을 중소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재단이 인적 지원, 도쿄도가 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55세 이상 분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직업 소개소이다. 도쿄도 내 10곳에 설치돼 있다. 수석 취업 지원 캐러밴은 세미나, 합동 면접회, 상담·정보 제공 등을 제공한다.
도쿄도시고토 재단 종합지원부 내 고령자 고용대책 담당인 이다 테츠야 과장은 “고령자층 지원 사업은 취업상담과 고령자에 대한 체험 세미나 등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재취업 활동 지원 세미나는 267회 진행했다”면서 “참가자는 3751명, 온라인으로 1981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취업 강습의 경우 60% 이상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247명이 수강을 했고 166명이 취업을 했다”며 “수료자의 30%는 65세 이상이다. 요양복지사, 경비, 아파트 관리 등 일본에서 인력 부족 업종이라고 하는 곳에 많이 취업했다”고 말했다.
단순한 일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도쿄도는 고령자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기업은 고령자의 활용 노하우를 습득 할 수 있는 ‘도쿄 커리어 트라이얼65’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들에게는 주로 IT 기술직 등 구직 요구가 높은 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도 산업노동국 내 고령자 취업지원을 담당하는 히라오카 타카히로 과장은 “단순 일자리를 원하는 것 외에 고령자들 중에서는 지금까지 경험과 지식을 발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이런 분들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 중 하나가 ‘도쿄 커리어 트라이얼65’”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도에는 500개 회사가 등록을 했고 실제 400명의 고령자들이 이 제도를 통해 일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통·번역 도움=강태규 통역사)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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