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그림=원숭이 셀카” 저작권 논란 한마디로 정리한 이 판사

인간의 개입이 있어야만 보호대상

2011년 인도네시아의 검정짧은꼬리원숭이가 찍은 셀카 사진.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만든 예술 작품은 인간의 저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미국 연방법원이 판결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헐리우드 리포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베릴 하웰 판사는 자신의 AI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비티 머신’으로 만든 2차원 예술 작품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컴퓨터 과학자 스티븐 탈러의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미국 저작권청의 결정이 합법적이라고 지난 18일 판결했다.

스티브 탈러는 지난해 AI가 만든 그림을 저작권으로 보호해달라고 저작권청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소송에 대해 1년만에 판결을 내렸고 탈러는 항소를 준비중이다.

하웰 판사는 우연히 자신의 셀카를 찍은 원숭이 그림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거부된 사례를 들며 “법원은 인간의 개입 없이 만들어진 저작물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예술가들이 새로운 시각 예술 작품과 기타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데 AI를 사용하면서 저작권은 새로운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라고 판결문에 적었다.

하지만 AI 그림을 조금이라도 사람이 수정하거나 개입할 경우 저작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여전히 모호함을 남기고 있다.

스티븐 탈러는 자신이 AI 그림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과거에도 AI를 통해 만들어진 발명을 가지고 AI를 발명가로 등록시켜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