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지환처럼 수비한다' 일취월장 신민재, 근데 가르침 받은 게 아니라 더욱 놀랍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이 선수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바로 2루수로 도약한 신민재(27)다. 잠재력을 마음껏 터뜨리며 LG의 1위 독주를 이끌고 있다.
인천고를 졸업한 신민재는 지난 2015년 육성 선수 신분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17년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팀을 옮겼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어도 그의 역할은 대주자, 대수비로 나서는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적은 14경기에만 출전해 3타수 무안타 2도루 2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1년 만에 환골탈태했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후 역할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에는 대주자, 대수비 요원이었으나 2루수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신민재에게 기회가 돌아갔고, 쟁취하는데 성공했다.
5월말부터 점점 선발 출전 기회가 잦아진 신민재는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공수주 양면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
88경기 타율 0.327 56안타 21타점 29도루 32득점 등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작성 중이다. 특히 도루 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고타율에 해결사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 19일 인천SSG전에서는 무려 4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인상적인 점은 수비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루수 기회를 얻을 때만 해도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의 수비는 더 향상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경기 전 김일경 수비 코치와 기본기 연습부터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수비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안정감까지 갖추고 있다. 어려운 바운드도 곧잘 잡는다.
신민재는 "(수비를) 계속하다 보니 바운드가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갈지 뒬고 갈지 판단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동료들의 크고 작은 도움들이 있었다. 타격에 대한 부분은 김현수의 조언을 얻는다. 신민재는 발이 빠르기 때문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면 1루에서 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맞추는 데 급급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진짜 못 치겠다 싶은 공은 맞추려고 하는데, 그 외에는 스윙을 하려고 한다. 맞히고 뛰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스윙을 하고자 (김)현수 형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스윙을 강하게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코치님들도 확실하게 치고 뛰는게 낫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자신의 보완점을 찾아 개선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조언을 넘어 직접 보고 배우는 것도 있다. 바로 벤트레그 슬라이딩이다. 슬라이딩 자세 중 하나로 한 다리를 안쪽으로 구부리고 하는 슬라이딩이다. 이 동작을 수비에서도 쓰는데, LG에서는 오지환이 전매특허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신민재가 선보인 적도 있다.
그는 "(그동안) (오)지환이 형이 하는 것을 봤다. 빠른 주자가 나오면 정상적으로 던지면 승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반 템포 정도 빠르게 하려다 보니깐 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웃은 뒤 "형들이 하는 걸 봐와서 된 것 같다. 연습은 따로 안 한다. 연습하다가 다칠 것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렇게 신민재는 점차 완성형 2루수가 되고 있다. 올해 LG에서 신민재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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