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는 옛말"…개미위치까지 감지하는 '차세대 폰'[미래on]
폰으로 정밀한 측위…'사생활 침해' 요소도 충분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1. 부산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길치씨(가명)는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몰에 처음 갔다가 발을 동동 굴렀다. 비슷한 가게가 많은 탓에 약속 장소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실내에서는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신호가 먹통이라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켜도 소용이 없었다.
휴대전화에 UWB(초광대역 무선 통신) 기술이 본격 활용되면 이같은 '미로 찾기'가 사라진다. UWB는 GPS와 달리 실내 공간에서도 위치추적이 가능해 '게임 체임저'로 불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UWB 생태계는 전환점을 맞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1월 휴대기기 내 UWB 주파수 허용 범위를 500㎒(메가헤르츠) 이상으로 확대하면서다.
대신 주파수 혼간섭 우려가 있는 곳에서 진입할 때 UWB가 자동 차단되는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
이번 규제 완화는 한층 더 정밀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산업계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그간 항공기·선박 등과 주파수 혼섭·간섭 우려로 대역폭 500㎒ 초과 UWB 기술은 휴대전화에서 사용이 제한됐다.
쉽게 말해 UWB는 '집 안방에서도 작동하는 GPS' 기술이다. GPS는 인공위성을 통해 기기 위치를 파악해 실내 위치 측정이 어렵다.
UWB는 작은 개미가 어디 있는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측위 기술이다. 센티미터(㎝) 단위까지 잴 수 있고, 오차 범위가 밀리미터(㎜) 수준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1970년대 미국에서 군용 암호통신·레이더 등의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후 군사보안이 해제되면서 2000년대 들어 상용화가 시작됐다.
일반 대중에게는 2019년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11'에 UWB 칩을 적용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Z폴드2를 시작으로 플래그십(최상위) 일부 모델에 UWB 칩셋을 넣어왔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스마트폰 중심 UWB 위치측정 생태계가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먼저 스마트폰 지도앱에도 UBW 기반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붐비는 쇼핑몰 같은 곳에서도 원하는 곳을 바로 찾을 수 있다. 만약 넓은 지하 주차장에 주차했을 경우, 자동차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이 스마트폰에 추가될 가능성도 높다.
헬스케어(건강관리) 분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UWB 레이더 신호가 적극 활용되면 당뇨 환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당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어린 아이나 치매 노인 보호자의 실종 예방에도 도움된다. 보호자가 UWB 측위 기술을 통해 가족들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초거대 인공지능(AI) 열풍에 시들해진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현재 대부분 메타버스 콘텐츠는 개인이 특정 위치로 이동해야만,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하지만 UWB가 적용되면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콘텐츠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내 위치'가 변하면 아바타 캐릭터가 졸졸 따라오는 식이다.
UWB가 지원되는 삼성 스마트폰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갤럭시 폰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만 UWB 칩이 들어갔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3종) 중 기본 모델과 갤럭시Z플립5만 해도 UWB 칩셋이 적용되지 않았다.
UWB 기술이 보편화되면 보안 리스크 역시 따를 수 있다. 업계는 UWB 탑재 스마트폰을 분실할 경우를 고려해 휴대전화 보안 기능 강화를 과제로 꼽는다. 개인위치 정보수집 범위 설정도 고민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직원 근태관리에 UWB를 활용할 수 있다"며 "개인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어디까지 위치 정보를 모을지도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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