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프롭테크, 2년 연속 1조 투자유치…배경은? [초점]

김서온 2023. 8. 2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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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체·벤처캐피털 등의 프롭테크 적극적 투자 행보 두드러져
'기업의 브랜딩 지원' 등 단순 재무적 투자 이상의 관계 구축하기도
'씨드앤·세컨신드롬'은 카카오벤처스 포트폴리오로 '낙점'돼
알스퀘어, 프롭테크 초기 투자 단행해 자사 사업과 서비스 고도화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국내 프롭테크(부동산 자산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들이 2년 연속 1조원 이상 투자를 받아내며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프롭테크 기업은 5개 사로, 투자자들부터 프롭테크 시장에 관심이 높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이미 경쟁력을 확보, 재무구조가 탄탄한 동종업체나 굵직한 벤처캐피털(VC)이 새싹 프롭테크 업체의 든든한 동반자를 자처하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자체 사업의 고도화와 협업을 통한 사업영역 확장을 추구, 기업의 브랜딩까지 지원하며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 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 업체들이 2년 연속 1조원 이상 투자를 받아내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22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지난달 발간한 '2023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 편람'에 따르면 지난해 프롭테크 시장에 유입된 투자금은 1조2040억원으로 지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투자규모를 이어갔다. 이 중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21개 사다.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아이파킹, 오늘의집, 직방 등 5개 사로 확인됐다. 지난 2014년 이후 프롭테크 시장의 총 누적 투자금액은 5조7278억원에 이른다.

또한, 프롭테크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1조9445억원(135개 사 기준)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재직자수는 1만965명(178개사 기준), 1개사 평균 61.6명으로 지난 2021년 48명에 비해 규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 프롭테크 '씨드앤·세컨신드롬' 찜한 카카오벤처스

프롭테크 스타트업 초기 투자부터 시작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 곳은 우수한 안목에 걸맞은 화려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카카오벤처스'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그만큼 프롭테크를 포함해 스타트업 업체들에 의미가 큰 투자사 중 하나여서로 보인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에너지 제어 솔루션 기업 '씨드앤'은 카카오벤처스로부터 2021년 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최초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 초 씨드앤은 한국사회투자, 하나금융그룹, SKT-인피니툼 펀드, 리벤처스,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17억원을 추가로 투자 유치하며 프리시리즈 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씨드앤은 건물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 사용량을 차지하는 냉난방 공조 운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기존 설비 중심의 온도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을 이용하는 재실자에 맞춰 공간별 쾌적한 온도를 제공하는 AIoT 서비스 '리프'를 제공하고 있다. '리프 온도관리 서비스'는 최소 10%의 에너지 절감을 확보, ESG 실천을 가능케 한 기후 위기 솔루션으로 대기업부터 글로벌 프랜차이즈까지 폭넓은 파트너사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상업용 건물은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원"이라며 "씨드앤의 머신러닝 기반 건물공조시스템 제어 기술은 안정성과 정교함을 갖춘 시스템으로, 효율적으로 건물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다. 건물 에너지 분야 전문성을 가진 씨드앤과 에너지 효율화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판단해 초기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컨신드롬이 운영하는 '미니창고 다락' 시설환경. [사진=세컨신드롬]

카카오벤처스는 '세컨신드롬'에도 최초 기관투자자로 나서 지난 2019년 시리즈A와 2021년 시리즈B에 참여한 바 있다. 세컨신드롬은 주거환경을 바꾸면 일상이 바뀌고, 일상이 바뀌면 개인의 삶이 변화한다는 모토로 개인 맞춤형 보관 편의 서비스 '미니창고 다락'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집에 살아도, 이사를 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초공간 기술'을 내세운 프롭테크 기업이다.

국내 도심 공유창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부동산, 건설, 물류, 커머스 업계와 융합한 생태계를 구축, 주거생활 개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컨신드롬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대중화한 '셀프스토리지' 산업과 제한된 국내 주거 형태를 해소하기 위한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이용자의 니즈와 주거방식을 반영해 1인 가구 위주 '큐브' 형태의 보관 유닛에서 가전, 가구까지 보관이 가능한 '라지' 유닛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스토리지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습도를 제어하고 미세먼지가 쌓이거나 유입되지 않도록 쾌적한 보관환경을 유지한다. 또한, 365일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이용, 원하는 장소로 이동 또는 입출고할 수 있는 픽업서비스와 안심보관이사, 편도이사까지 '주거 전후방 원스톱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프롭테크 1위 알스퀘어, '스페서·레디포스트' 초기 투자 단행

지난해 약 18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프롭테크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선 알스퀘어도 자사의 사업과 서비스 고도화를 목표로 다방면으로 프롭테크 초기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계약데이터 관리 서비스 '카피즈'의 운영사 스페서는 알스퀘어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스페서는 지난해 9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주요 문서 관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카피즈'를 론칭해 선보이고 있다. 계약서나 신분증, 증명서, 보증서 등 문서의 데이터 관리 솔루션(CDM)을 중심으로 라벨링을 통해 문서 훼손이나 분실 걱정 없이 필요한 문서에 빠르게 접근하고 전자 문서로 안전하게 보관하는 서비스다.

스페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알스퀘어의 데이터 관리 노하우를 더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스퀘어는 자사 인력을 통해 카피즈의 비즈니스용 솔루션 배포를 지원할 예정이다.

스페서는 지난 1년간 서비스를 운영하며 확보한 문서 대부분이 부동산 계약 문서라는 점에 착안해 부동산 시장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부동산 개발 및 분양 계약 관리 솔루션 '카피즈원'을 출시, 내년 상반기에는 문서 관리 과정에서 비효율과 불편을 안고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용 계약 및 고객관리 솔루션을 론칭할 예정이다.

CDM 서비스 업체 스페서가 국내 프롭테크 최대 기업인 알스퀘어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 솔루션 확장을 추진한다. [사진=스페서]

앞서 알스퀘어는 지난 3월 레디포스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레디포스트는 앱 내 재개발·재건축 관련 전자 총회를 가능하게 한 프롭테크다. 레디포스트의 '총회원스탑' 서비스는 올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의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사업 승인을 받아 관련 지자체 승인 없이도 전자적 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 총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합원의 상세 정보 리스트화 및 갱신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조합원 명부 자동화 작성' 서비스도 오픈했다.

즉, 레디포스트의 총회원스탑은 오프라인 총회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서비스다. 알스퀘어는 전략적 투자를 시작으로 자사의 온라인 지식산업센터 매물 플랫폼 '위드'와 연계해 대상을 확대하고, 알스퀘어가 구축·보유한 정보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프롭테크 초기 투자를 통해 알스퀘어의 각종 사업과 서비스의 수준 제고를 목표로 한다"며 "최근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스페서의 경우 문서 정리 및 보관 효율 높이고 내부 데이터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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