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커브에 타자들 줄줄이 헛손질
‘류현진 폼 미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1일 구단 소셜미디어(SNS)에 그의 투구 사진과 탈삼진 동영상을 올리면서 한국어로 이렇게 적었다. 영어로 ‘몬스터 마스터클래스(Monster Masterclass)’라는 표현도 함께 띄웠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신시내티 레즈와 벌인 2023 MLB(미 프로야구) 원정 경기에서 제구력과 수(手) 싸움에 대한 명강의를 했다. 5회까지 2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팀의 10대3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시카고 컵스전 승리(5이닝 2실점·비자책)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작년 6월 왼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하고 13개월여 만인 이달 초 복귀한 이후 4경기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은 2.57에서 1.89로 낮췄다.
류현진은 신시내티 타선에 안타 4개(내야 안타 2개 포함)와 볼넷 1개만 내줬다. 장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탈삼진은 2021년 10월 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승리(5이닝 2자책 7탈삼진) 이후 가장 많은 7개를 잡았다. 앞선 3경기 탈삼진 합계가 8개였다. 결정구는 커브 3개, 포심 2개, 체인지업 1개, 커터 1개였다.
류현진은 이날 ‘60-70-80 패턴’을 선보였다. 시속 60마일대 커브(평균 68마일·16개), 70마일대 체인지업(평균 76마일·18개), 80마일대 포심 패스트볼(평균 87마일·38개)과 컷 패스트볼(평균 84마일·11개)을 구사했다. 14승을 올렸던 2021년과 비교하면 구종별로 구속이 3~5㎞가량 떨어졌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4㎞에 불과했다. 선발 대결을 펼쳤던 신시내티 2년 차 우완 투수 헌터 그린(24)이 최고 100마일(약 161㎞)짜리 강속구를 뿌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 직구 평균 구속은 150㎞. 더 없이 느린 공으로 그는 타자들을 요리했다.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와 볼 배합이 절묘했다. ‘괴물 신인’으로 불리는 신시내티 엘리 데 라 크루즈(21)는 내야 땅볼과 삼진 2개로 제압했다. 삼진 2개를 잡은 구종은 66마일(약 106㎞)짜리 커브였다. 류현진은 이날 커브에 대해 “100점 만점을 주겠다”고 답했다. 커브와 직구 구속 차이가 30㎞까지 났기 때문에 타자들 타이밍을 뺏기 좋았다. 타자 입장에선 60마일대 커브를 보고 난 뒤에 들어오는 80마일대 직구가 실제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류현진이 허용한 안타 4개 중 3개는 체인지업, 1개는 직구를 공략당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신시내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해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와~’라고 말할 정도로 강력한 공을 구사하지는 않지만 스마트한 투수다. 상대 타자가 스윙하려는 열망을 누구보다 잘 읽는다. 이는 젊고 공격적인 타자들을 매우 위험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1회와 4회를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2회에 내야수 실책으로 2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5회에도 안타 2개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으나 후속 타자 3명을 삼진 2개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까지 공 83개(스트라이크 56개)를 던진 류현진은 9-2로 앞서던 6회에 마운드를 넘겼다. 토론토 타선은 4회까지 홈런 5개 등으로 9점을 뽑아 류현진을 지원했다. 토론토는 2연승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69승56패)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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