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팬 앞에서 연주 때마다 설레… 잔잔한 슈베르트, 함께 만나시죠”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2023. 8.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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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윤(William Youn). 피아노 음악에 관심 있는 세계의 음반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이름이다.

이 이름으로 피아니스트 윤홍천(41)이 2017년 독일 음반사 욈스에서 발매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은 음반전문지 그래머폰의 '편집자의 선택'에 오르며 '천부적이고 지적이며 정직하고 맹렬할 정도로 음악적인 연주'라는 격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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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윤홍천 내일 단독공연
예원 수석 입학 후 美-獨-伊서 수학
지난해 슈베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
獨 전문지서 “결함 없이 완벽” 극찬
세계 클래식 음반계에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탁월한 해석가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 윤홍천. 그는 독일 피아니스트인 고 빌헬름 켐프를 기리는 빌헬름 켐프 재단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윌리엄 윤(William Youn). 피아노 음악에 관심 있는 세계의 음반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이름이다. 이 이름으로 피아니스트 윤홍천(41)이 2017년 독일 음반사 욈스에서 발매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은 음반전문지 그래머폰의 ‘편집자의 선택’에 오르며 ‘천부적이고 지적이며 정직하고 맹렬할 정도로 음악적인 연주’라는 격찬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세 장으로 구성한 슈베르트 소나타 전곡 음반을 소니 레이블로 내놓으면서 독일 음반전문지 포노포룸으로부터 ‘결함 없이 완벽하게 구현된 자연스러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근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에 출연하며 고국 팬들과 접촉면을 넓힌 그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M 소나타 시리즈’ 무대에 혼자 선다. 23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슈베르트의 소나타 15번으로 시작해 슈베르트의 소나타 18번으로 프로그램을 닫는다. 그를 지난달 25일 리사이틀이 열리는 아트홀 맥 무대 위에서 만났다.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대체로 느긋하고 장대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 연주할 두 곡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소나타 D. 894(18번)는 마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같은, 시골의 소박한 풍경을 보는 것 같은 곡이죠. 천상에서 멜로디가 떨어지는 것처럼 정말 아름답습니다. 렐리크(유작) 소나타로 불리는 D.840(15번)은 어떤 사람들은 미완성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게 완성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다른 음악이 붙여질 수 없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음악이 베토벤에게 종교 같은 것이었다면 슈베르트는 삶을 그냥 얘기처럼 풀어나가는 것 같아요.”

―리사이틀 중간에는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와 레날도 안의 가곡을 편곡한 작품들을 넣었습니다.

“네, 저는 낭만주의 후반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를 사랑합니다. 마침 내년이 포레의 서거 100주년이자 레날도 안의 탄생 150주년이죠. 올해 초 안의 피아노 협주곡을 녹음했어요(발렌틴 우류핀 지휘,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협연·2024년 1월 소니 발매 예정). 그런데 앨범에 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서 이 곡들을 편곡해 넣었죠.”

흔히 그렇듯 그가 피아노를 시작한 계기도 우연이었다. “유치원 때 피아노를 치는 선생님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노는 시간에 제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대요. 선생님이 어머니께 그 얘기를 하셔서 배우게 됐죠.”

그렇게 인연이 된 피아노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예원학교를 수석으로 들어갔다. 열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다시 유럽으로 옮겨 독일 하노버 음대와 이탈리아 코모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지금은 독일 뮌헨의 대학가 슈바빙에 산다.

―해외에서 연주하는 것과 고국에서 연주하는 건 느낌이 다르겠죠.

“한때 한국에서 연주하는 데 부담이 있었어요. 외국에서는 청중이 마음 편하게 듣는데 한국 청중은 우선 비교를 많이 하거든요. 예전에 외국인 친구와 함께 고국에서 연주하면서 무대 뒤에서 제가 ‘한국 청중은 달라, 빨아들이는 에너지가’ 하고 말했죠. 그 친구가 첫 곡을 치고 들어오면서 ‘정말 그래!’ 하더군요. 하지만 지난해 40대가 되면서 고국 무대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연주 때마다 설레고 기쁩니다.”

3만3000∼5만5000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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