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대리점 잇는 ‘중간 물류’ 카카오도 참전 디지털 격전지로

모빌리티 블루오션 된 33조 시장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이 모빌리티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들마일은 제품을 생산자에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이동시키는 단계다. 미들마일 시장은 33조원 규모로 추정되지만, 대다수 계약이 전화로 진행되고 물류비 정산도 수기로 이뤄진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미들마일의 디지털 전환이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은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화물 차주용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 트럭커‘를 내놓고 미들마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미들마일은 화물을 보내는 화주,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 화주와 차주를 이어주는 주선사 등 세 축으로 구성된다. 주선사는 화주로부터 계약을 따낸 뒤 정보망을 통해 차주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선사들이 모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와 손을 잡고 시장에 진출했다. 연합회가 운영하는 정보망인 ‘화물마당’ 앱을 고도화하고, 차주들이 쓰는 카카오T 트럭커 앱을 통해 배차, 요금 책정, 결제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카카오T 트럭커 앱 출시로 미들마일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주선사 스타트업 와이엘피(YLP) 지분을 100% 인수하고 지난 2월 ‘티맵화물’ 서비스를 출시했다. 화주가 운송 주문을 넣으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배차와 운임 계산을 해준다. 모빌리티 업체가 아닌 CJ대한통운과 KT도 각각 ‘더 운반‘ ‘브로캐리’를 내놓으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둘 다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해주는 앱이다.

모빌리티 업계는 화물 운송 사업이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들마일엔 지배적 기업이 없고 정보기술(IT)이 이제 막 도입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YLP 매출은 작년 기준 1000억원을 넘겨, 티맵모빌리티의 전체 매출(2046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우버 프레이트(Uber Freight)같이 모빌리티 업체가 미들마일 사업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