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우유·화장품 이어, 백화점도 뛰어든 건강기능식품
21일 스위스 브베(Vevey)에 위치한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의 본사. 장호진 현대백화점 그룹 사장과 그레그 베하르(Behar)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CEO가 협약식을 체결했다.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네슬레 그룹의 계열사이자, 전 세계 톱3 중 하나로 꼽히는 글로벌 건강 기능 식품 회사다. 현대백화점그룹과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앞으로 서로의 제품을 독점 유통하고, 건강 기능 식품 소재와 제조 기술을 교류하며, 함께 제품을 개발·생산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의 인기 제품을 현대백화점그룹이 독점 판매하는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의 자회사 헬스케어 기업인 현대바이오랜드와 함께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해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전엔 4조원 정도였던 국내 건강 기능 식품(건기식) 시장이 코로나 확산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로 성장하면서 팽창하자 사실상 국내 모든 업종, 업체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종근당 같은 국내 대표 제약 회사는 물론이고, 매일·남양·일동후디스 같은 유업체, 농심 같은 식품 업체, 아모레퍼시픽 같은 화장품 업체까지 뛰어든 상황. 여기에 이젠 현대백화점그룹 같은 백화점 회사까지 가세했다. 6조원 건기식 시장을 차지하려는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은 것이다.
◇경쟁 불붙었다. 6조원 ‘건기식’ 시장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기식 시장은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4조8936억에서 2021년 5조6902억으로 2년 만에 16.2%가 뛰었다. 2023년엔 6조4500억원 정도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5년 만에 30% 넘게 커진 것이다. 코로나 기간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스스로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사서 챙겨 먹는 소위 ‘셀프 메디케이션’ 현상이 널리 퍼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
영양 보충제나 단백질 보충제, 비타민, 콜라겐을 챙겨 먹는 주 소비 연령도 코로나 이전보다 더 어려졌다. 젊을 때부터 미리 몸을 챙기는 소위 ‘얼리 케어(early care) 족이 늘어나면서 20~30대가 핵심 소비층이 된 것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건강 기능 식품을 섭취한 100명 중 10%는 코로나가 터진 이후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는데, 이 중 20대가 17.9%나 됐다. 30대 10.1%, 40대 8.2%보다 높은 비율이다. 올해 신한카드 조사에선 20~30대 고객의 60% 이상이 건기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소비자 층이 젊어지자 일부 건강 기능 식품 업체는 제품 제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정관장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던 KCG 인삼공사는 최근 필름 형태로 입안에서 녹여 먹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필름’을 출시했다.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더 편하게 홍삼을 피로 해소제로 섭취할 수 있도록 제형을 바꾼 것이다.
◇유업체부터 백화점까지 뛰어든다
시장이 커질수록 건기식 브랜드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는 업체들은 늘어나고 있다.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으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일동후디스는 올해는 남성 특화 건기식 브랜드 ‘블랙맥스’와 여성용 이너뷰티 브랜드 ‘뷰빗’을 새로 내놨다. 더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한 시도다. 농심은 저분자 콜라겐을 내세우는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라이필에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락토페린을 넣은 ‘라이필 락토페린 핏 다이어트’를 새로 출시했다.
화장품 회사도 건기식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너 뷰티 브랜드 ‘바이탈 뷰티’를 확장 중이다. 수면 건강 기능 식품 ‘굿슬립 가바 365′, 흡수가 빠른 저분자 액상 콜라겐 ‘슈퍼 콜라겐 에센스’ 등이 대표 상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각종 비타민이나 고단백 건강 기능 식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21년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이 ‘비전 2023′을 통해 핵심 신수종 분야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언급한 것을 본격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첫발을 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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