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레이디스 오픈 D-10]황정미 “‘매년 새 우승자’ 전통…제가 한번 깨볼게요”
지난해 연장전 끝에 김수지 꺾고 생애 첫 우승
“1년 중 가장 설레는 대회…최상의 모습 보여드릴 것”
써닝포인트 1년 무료 이용권으로 미리 답사
“우승 키포인트는 퍼트…주의해야 할 홀은 6번홀”
‘신데렐라 등용문’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황정미(24)가 당차게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이 다음달 1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다. 지난해 정상에 오른 황정미는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KG 레이디스 오픈은 1년 중 가장 설레고 기대되는 대회”라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64전65기’ KLPGA 투어 3년 차에 첫 우승 감격
2017년 프로가 된 황정미는 3년 동안이나 드림투어(2부)에서 뛰었다. 2020년 정규투어에 올라와 3년 차였던 지난해, 65개 대회 만에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려 그만큼 의미가 컸다.
1라운드는 트리플보기를 범하는 등 1언더파 71타 공동 35위의 무난한 성적으로 출발했지만, 2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를 쓸어 담으며 단독 선두(11언더파 133타)로 도약했다. 생애 처음 챔피언 조로 나선 최종 라운드. 전반 7번홀까지 2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황정미는 이후 버디만 5개를 잡으며 안정을 찾았고 선두를 달리던 김수지(27)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16번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잡은 순간은 황정미가 ‘승부처’로 꼽는 홀로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 초반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황정미는 9번홀(파5)에서 3m 버디, 10번홀(파4)에서 3.2m 버디, 12번홀(파3)에서 또 한 번 3.2m 버디를 차례로 잡으며 선두 김수지를 조용히 추격했다. 김수지는 14번홀(파5)에서 77m를 남기고 샷 이글을 낚으며 황정미를 2타 차로 앞섰고 우승을 예약한 듯했다.
예상치 못한 뒷심을 발휘한 쪽은 황정미였다. 황정미는 “16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를 넣어야 마지막 파5홀인 18번홀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6번홀에서 계획한 대로 버디 퍼트가 떨어지면서 분위기가 제 쪽으로 넘어왔다”고 돌아봤다.
황정미는 16번홀 버디 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5m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후 연장 첫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KG 레이디스 오픈의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됐다.
특히 우승 부상으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1년 무료 라운드 이용권을 받았던 황정미는 지난달 2주 휴식기 동안 이 부상을 사용해 대회장을 미리 다녀왔다. 황정미는 “친한 친구들과 명랑 골프로 간 라운드였는데 막상 코스를 돌아보니 작년의 기분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제가 좋은 성적을 거둬 받은 부상으로 코스를 미리 돌아봐서 의미 있었다”고 회상했다.
황정미는 2021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드라이브 샷 정확도가 98위(66.30%)에 그쳤던 황정미는 “티샷이 아예 러프 밖으로 나가버릴 정도로 샷이 많이 흔들렸다. 경기를 풀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황정미는 상금 랭킹 65위로 밀려 60위까지 주는 시드를 받지 못했고, 그해 11월 시드순위전에 나가 26위를 기록했다. 지옥 문턱에서 살아남아 2022년 시드를 다시 확보한 이후 황정미는 달라졌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7월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20개 대회에 참가해 톱10에 3차례 이름을 올렸다.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준우승도 한 번 차지하면서 상금 랭킹 38위를 기록하고 있다. 황정미는 “아직 생각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작년에도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샷, 퍼트감을 되찾아 우승했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은 중장거리 퍼트 싸움…티샷 까다로운 6번홀 주의
황정미는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퍼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황정미는 “작년에 퍼트가 미친 듯이 잘 됐던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우승했을 때 영상을 다시 보니 과감하고 거침없이 퍼트했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코스는 ‘퍼트 싸움’으로 누가 더 중장거리 퍼트 기회를 놓치지 않느냐가 우승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의해야 할 홀은 황정미가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던 6번홀(파4)이다. 342m로 길지 않지만 오른쪽에 실개천이 흐르고 왼쪽에는 깊은 숲이 도사리고 있어 티샷이 까다롭다. 지난해 1라운드에서 황정미는 티샷이 왼쪽 숲으로 들어가 분실구 처리되는 바람에 이 홀에서만 3타를 잃었다.
황정미는 “6번홀은 페어웨이 우측에서는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이어서 페어웨이 왼쪽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드라이버보다는 우드를 많이 잡는 이유다. 페어웨이 왼쪽으로 공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우드로 왼쪽을 겨냥해 티샷했는데 너무 왼쪽으로 당겨지는 바람에 OB가 나고 말았다.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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