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악마 간호사' 아기 7명 연쇄 살해…피해자 수십명 추정

근무 병원에서 아기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루시 렛비 [AFP]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 한 병원 신생아실에서 아기 7명을 연쇄 살해해 큰 충격을 준 간호사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까지 수십명의 아기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맨체스터 형사법원은 이날 아기 7명을 살해하고 6명을 살해 시도한 간호사 루시 렛비(33)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영국에서 여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은 그가 역대 네 번째다.

렛비는 20대 중반이던 2015년 6월∼2016년 6월 잉글랜드 북부의 체스터 백작 부인 병원 신생아실에서 일하며 체내에 공기를 주입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하고 우유를 강제로 먹이는 등의 방식 등으로 남아 5명, 여아 2명을 살해했다. 쌍둥이 둘 다 살해되거나 세쌍둥이 중 둘이 살해된 경우도 있었다.

살아남은 6명의 아이들도 심각한 장애를 갖게 됐다.

또 드러난 것 외에도 아기 수십명을 더 해쳤을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그의 범행은 체스터 백작 부인 병원 신생아실에서 이유 모를 사망이 많이 나오는 데 의사들이 의심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재판부는 그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며 "가학성에 가까운 깊은 악의를 갖고 있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렛비는 직원들이 쉬는 동안 아기들을 해쳤다"며 "사람의 본능은 아기를 돌보는 것인데 이와 정반대로 행동했고 의료 및 돌봄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신뢰를 어겼다"고 말했다.

세쌍둥이 중 둘을 잃은 아버지는 재판에서 "렛비는 우리의 삶을 파괴했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또 아이를 잃을 뻔한 한 부모는 "렛비가 자기가 한 일에 만족감을 느낄까 봐 아이 장애 상태를 모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렛비는 이날 재판 참석을 거부하며 끝까지 반성할 줄 모르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영국 사회의 공분은 더 크게 일었다.

이에 리시 수낵 총리까지 나서 렛비가 피해자들의 얘기를 듣지 않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비판하고, 살인자들이 선고 때 법정에 출석하도록 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