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형 내려달라"···음주차량에 숨진 배승아양 유족의 호소

"피고인 사과 한마디·연락조차 없어"
"음주운전 엄벌, 판례로 남겨달라"

지난 4월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숨진 배승아 양을 추모하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숨진 배승아양의 유족이 재판부에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했다.

배양의 오빠(25)는 21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방모(66)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음주운전 범죄 처벌 강화를 당부했다.

방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다. 이에 길을 걷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돌진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42㎞로 법정 제한속도(30㎞)를 넘겼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배양 오빠는 "승아와 관련된 물건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다"면서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사과 한마디, 연락조차도 한 적 없고 재판부에 반성문만 제출하면서 2차 가해를 이어가고 있다"며 토로했다.

이어 배씨는 "제가 세상을 바꾸거나 법을 바꿀 수 없지만, 사상 최대의 형벌을 선고해 음주운전 치사죄는 엄벌에 처해진다는 걸 판례로 남겨달라"고 재판부에 재차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승아양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검사의 말에 그는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 살리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 못해 미안하고, 아픈 거 오래 견디게 해 미안하다"며 "다음 생에 오빠와 동생으로 만나면 같이 즐겁게 살아보자"고 오열했다.

방씨는 재판 내내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채 줄곧 바닥만 내려다봤다. 다음 재판은 내달 20일 열릴 예정이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