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EOUL, MY SOUL에 대한 기대

2023. 8. 2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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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새 도시브랜드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을 발표했다.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라는 헤드카피는 MY SOUL이라는 슬로건을 뒷받침하는 기능적 역할을 훌륭히 하며 서울의 상징을 외형의 무엇이 아닌 마음이라는 내면의 특징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들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준다.

그것이 일관되지 않으면 서울시를 인지하는 이들의 반응은 각자의 생각대로 서로 엇갈릴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서울다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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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새 도시브랜드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을 발표했다. 진행 과정에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최종 슬로건과 디자인의 완성도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포인트 컬러는 젊고 밝으며 폰트의 형태와 굵기 역시 위트와 신뢰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함께 사용한 픽토그램은 과하지 않고 위트 있으며 살짝 귀여움을 주기까지 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서울의 상징적 키워드를 랜드마크에서 찾기보다는 ‘마음’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서울은 잘 알다시피 파리의 에펠탑이나 로마의 유적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등 해외 유명 도시들에 비해 도시의 상징적 공간이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지인들이나 관광객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사람들이 친절하고 착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을 것이다.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라는 헤드카피는 MY SOUL이라는 슬로건을 뒷받침하는 기능적 역할을 훌륭히 하며 서울의 상징을 외형의 무엇이 아닌 마음이라는 내면의 특징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들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준다. 이렇게 차별화한 도시브랜드를 공표했으니 일단 그 공식적인 시작이 좋아 개인적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오랫동안 브랜딩업을 해 왔던 사람으로서 경험적으로 얘기하자면 사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브랜딩은 슬로건과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발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 어떻게 서울의 이미지를 만들 것인지가 정말 중요하다. ‘브랜드’라는 단어에 현재진형형 ing가 붙어 ‘브랜딩’이 되는 건 이런 연유일 것이다. 브랜드는 단지 서울이라는 이름에 불과하다. 브랜딩을 통해 이 이름에 어떤 이름값이 따라오게 할 것인지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보아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은 차별성이다. 무엇이 됐든 남들과 다른 모습, 다른 가치를 주어야 한다. 앞서 얘기한 대로 그것을 ‘마음’이라는 키워드로 잡았다는 것에서 그 시작은 이에 부합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서울의 브랜딩을 전개하면서 어떻게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다.

또 하나는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사람들에게 브랜드가 원하는 모습으로 인지되고 기억된다는 것이 몇 번의 과정만으로 끝날 리 없기 때문이다.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서울 브랜딩을 위해서 이제 중요한 것은 앞서 서울을 상징하는 모습들을 어떻게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도시 전반에 녹일 것인지이다. 그것이 일관되지 않으면 서울시를 인지하는 이들의 반응은 각자의 생각대로 서로 엇갈릴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서울다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기억에서 또렷한 상(象)을 맺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차별성만큼 그것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중요한 이유다.

이것을 기억하고 실행하는 것이 개성 있고 소울 넘치는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열쇠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한국만의 다양한 문화가 인정받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그것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적기일지 모른다. 서울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서울이 해외의 많은 유명 도시와 견주었을 때도 더욱 뾰족하게 서 있고 자랑스러운 도시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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