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꺼지자마자 중국發 금융 위기···여행가 혼란 [여행가중계]

김혜성 여행플러스 인턴기자(mgs07175@naver.com) 2023. 8. 2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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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 사진=Flickr
8월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입추가 지났으나 아직 무더위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하지만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를 보내고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 8월 셋째 주 여행가 소식을 전합니다.

중국 큰 손 유커 복귀와 동시에 몰아친 중국발 금융 위기부터 100여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하와이 화마(火魔) 그리고 급작스러운 테네리페 산불까지 묵직한 여행가 소식을 모았습니다.

1. ‘벌써 사망자만 100명이 넘었다’···하와이 산불에 이어 테네리페까지 여행업계 발칵
9년전부터 울린 경고음 묵살…하와이 산불 참사, 커지는 인재 논란(연합뉴스) “하와이 마우이 산불피해 최대 10조원…심각한 경기침체 예상”(JTBC) 외교부, 하와이 산불로 여권 소실된 여행객에 긴급여권 발급(CBS) “美정부 어디 있냐” 분통…하와이 ‘불구경’ 관광 자제 호소(뉴스 1) ‘윤식당2’ 촬영한 스페인 테네리페섬 대형 산불...7000명 이상 대피(MBN)
산불로 전소한 마우이섬 / 사진=Flickr
하와이가 100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인근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불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한 사망자만 현재까지(21일 기준) 114명이고 실종자는 1300명에 달한다. 2200채가 넘는 집이 전소했으며 면적으로 따지면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8.49㎢의 마우이 땅이 불에 탔다.

마우이섬 산불 / 사진=Flickr
산불 참사가 난 틈을 타 부동산 투기꾼이 마우이섬 주민들에게 집과 땅을 사겠다고 몰려들어 하와이 당국은 ‘부동산 거래 중단’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산불 발생에 따른 경제적인 피해는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18일 기준) 가장 피해가 큰 라하이나 지역의 산불은 90% 정도 진화했으며 인근 올린다·쿨라 등 지역도 산불 진화 작업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대형 산불 원인이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허리케인 ‘도라’가 마우이섬에 닥쳤을 때 하와이 전력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Hawaiian Electric)의 송전선이 끊기면서 발생한 불꽃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시장 / 사진=마우이 시 공식 홈페이지 캡쳐
리처드 비센 마우이 시장은 “이번 산불은 금속도 녹일 정도로 강했다. 불에 타 버린 유해를 식별할 수 없어서 DNA를 요청할 정도”라고 말해 화마를 실감케 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마우이 산불로 인해 여권을 소실한 여행객에 긴급 여권을 발급해 주는 등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 역시 하와이 마우이에 영사를 파견해 공항 등에서 대피를 돕고 있다.

또 긴급 구호 물품도 전달도 결정했다. 지난 8일 인도적 지원에 이어 16일 하와이 주정부에 총 200만 달러(약 26억7600만원) 상당의 현물과 현금 지원을 계획 중이다.

마우이섬 화재로 불탄 라하이나 지역 / 사진=flickr
이에 항공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하와이 관광 당국에 따르면 마우이섬 서부 카후루이 공항을 통해 14일 기준으로 약 4만6000여명의 관광객이 떠났다. 마우이섬으로 가는 항공편은 구조활동을 위한 인력을 제외하고는 없다시피 하다.

하와이 당국은 마우이섬의 호텔 객실 1000여 개를 이재민과 연방재해관리청(FEMA) 직원을 위해 확보했으며 당분간 휴가 목적으로 하와이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와이 당국의 결정에 여행업계도 동참해 한국 주요 여행사는 마우이섬 방문 예정이었던 여행객에게 다른 여행지를 권고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마우이섬 대부분의 현지 호텔과 리조트에서 예약자를 대상으로 8월 말까지 무료로 취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방문 예정자 역시 일정 변경을 권하는 중이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스페인 테네리페섬 국립공원 / 사진=flickr
한편 하와이와 맞먹는 지상낙원 휴양지로 여겨지는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도 산불이 났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테네리페섬 국립공원 산악지대에 화재가 발생했다.

테네리페 산불은 최고 기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발생해 진압이 더 어렵다. 산불이 계곡의 건조 지대를 가로지르며 현재까지(18일 기준) 18㎢ 이상의 땅을 태웠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네리페섬에 있는 공항 2곳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 중국 큰 손 ‘유커’ 온다고 들썩였는데···중국發 금융위기에 엉덩이 다시 제자리로
“세계 금융 시장의 다음 ‘블랙스완’은 위안화 약세”(조선비즈) “유커 돌아온다” 들썩이지만…中경제는 ‘살얼음판’(시사저널) ‘중국 부동산 위기 진앙’ 헝다,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한겨레) “비구이위안 위기, 헝다보다 파급력 훨씬 커”…中당국도 ‘긴장’(매일경제) 헝다, 부채만 442조원… 중국판 리먼사태 현실화(문화일보) 유커 돌아오는데…여행사 직원 아직 코로나 이전 절반 수준(한국경제TV)
입국 승객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고 있는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매일경제
지난 10일(현지 시간)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8개국에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여행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 세계에서 환영받는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 유커(游客)가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기쁨도 잠시, 중국 금융 위기론이 떠오르며 관광·항공업계의 엉덩이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육박한다.

부동산 산업이 휘청이면 중국 경제 전반이 침체한다. 즉, 중국 내·외수 소비가 줄어들어 관광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딱 맞다.

비구이위안 로고 / 사진=비구이위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번 중국발 금융위기는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부터 시작했다. 지난 7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은 만기가 돌아온 약 300억원의 채권을 지불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비구이위안의 총채권은 약 2조8700억원에 달한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매출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한 대형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다.

(좌) 헝다(에버그란데) / 사진=헝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우) 중국 국기 / 사진=flickr
중국 디폴트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시발점이다. 헝다는 지난해 기준 약 442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공식화했다. 이에 헝다는 부채 해결을 위한 구조 조정안을 발표하고 18일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런 와중에 최근 ‘비구이위안’마저 빚더미에 앉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잇단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을 해소하지 못하면 중국 자국 부동산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 국가통계국이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청년실업률 지표를 7월부터 공개하지 않기로해 부동산 위기론이 한껏 부상했다. 지난 6월에 공개한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1.3%를 웃돌았다.

베이징 거리(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flickr
이에 국내 관광업계는 기대했던 유커 특수는 날아가고 오히려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가 번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차이나 리스크는 중국 경제가 얼어붙을 경우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큰 기업이나 국가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을 뜻한다.

면세업계 측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체감할 새도 없이 위기가 닥쳐 코로나 전과 같은 유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비행기(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flickr
항공업계 역시 중국의 수요 회복을 우선 지켜본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큰 손의 등장을 가장 발 빠르게 반겼던 대형항공사는 물론이고 LCC 항공사 역시 중국 노선 증설 계획을 탄력적으로 틀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행 관광 수요뿐 아니라 한국발 중국행 관광 수요가 함께 증가해야 왕복 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데 양쪽 수요 모두 불확실하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나투어 / 사진=하나투어 제공
72만 명의 여객 수요를 예상하는 유커가 돌아온다고 해도 문제다.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인 여행사 인력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엔데믹 이전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감행했었다. 당시 여행업계를 떠난 인원들이 엔데믹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여행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6월 말 현재 직원 수는 1195명이었다. 코로나 이전 2019년 6월 말 직원 수인 2527명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안 되는 현저히 적은 수치다.

주요 여행사들은 시장 수요 회복 추세를 먼저 지켜본 뒤 직원 채용에 나서겠다는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 “지금 한국은 일본 여행 열풍?”···日 경제 지표에 ‘활짝’ 함박웃음
일본 방문 외국인 4명 중 1명 한국인…7월 62만명 ‘올해 최다’(아시아경제) 일본 2분기 GDP 1.5%↑ ‘깜짝 성장’… 내수는 부진(국민일보) 엔저 지속…엔/달러 환율 146엔대로 연중최고치 경신(KBS)
간사이 공항 / 사진=flickr
우는 자가 있으면 웃는 자도 있다.

한국과 중국에는 칼바람이 들이닥쳤지만 일본에는 훈풍이 불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에 해당하는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예상치였던 0.8%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인 0.6%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좌) 혼다 자동차 (우) 일본 오사카 거리 / 사진=flickr
일본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일등 공신은 ‘수출’과 ‘관광’이다. 수출 면에서는 반도체 문제 완화로 인해 자동차 수출이 많이 늘어난 게 큰 성장 동력이었다. 관광 측면에서의 회복 속도 역시 빨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1071만 명이 방문했다. 그중 한국인이 313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즉, 방일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이라는 의미다. ​

한국의 일본 여행 선호도는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시스템이 발표한 ‘국제선 이용 여객 수’가 증명했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 중 일본 여객이 846만 7898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 / 사진=flickr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4곳은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거뒀다. 저비용항공사의 핵심인 일본 노선 수요가 폭증한 게 이 같은 실적을 거둔 배경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과거 중단했던 일본 노선 운영을 재개하고 수요 증가 추이에 맞춰 증편할 전망이다.
엔화 / 사진=flickr
여행업계는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을 여러 번 방문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수요 증가 원인으로 꼽는다. 지금도 엔화 지금도 약세를 보이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일본 내수 경제 활성화는 시기상조라 본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중 가계소비가 54%를 차지하는 내수 중심 경제다. 따라서 민간 소비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에 비례해 수입 물가가 올라 민간 소비가 줄어든 것을 해결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주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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