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꺼지자마자 중국發 금융 위기···여행가 혼란 [여행가중계]
하지만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를 보내고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 8월 셋째 주 여행가 소식을 전합니다.
중국 큰 손 유커 복귀와 동시에 몰아친 중국발 금융 위기부터 100여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하와이 화마(火魔) 그리고 급작스러운 테네리페 산불까지 묵직한 여행가 소식을 모았습니다.
산불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한 사망자만 현재까지(21일 기준) 114명이고 실종자는 1300명에 달한다. 2200채가 넘는 집이 전소했으며 면적으로 따지면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8.49㎢의 마우이 땅이 불에 탔다.
현재(18일 기준) 가장 피해가 큰 라하이나 지역의 산불은 90% 정도 진화했으며 인근 올린다·쿨라 등 지역도 산불 진화 작업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대형 산불 원인이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허리케인 ‘도라’가 마우이섬에 닥쳤을 때 하와이 전력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Hawaiian Electric)의 송전선이 끊기면서 발생한 불꽃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마우이 산불로 인해 여권을 소실한 여행객에 긴급 여권을 발급해 주는 등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 역시 하와이 마우이에 영사를 파견해 공항 등에서 대피를 돕고 있다.
또 긴급 구호 물품도 전달도 결정했다. 지난 8일 인도적 지원에 이어 16일 하와이 주정부에 총 200만 달러(약 26억7600만원) 상당의 현물과 현금 지원을 계획 중이다.
하와이 당국은 마우이섬의 호텔 객실 1000여 개를 이재민과 연방재해관리청(FEMA) 직원을 위해 확보했으며 당분간 휴가 목적으로 하와이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와이 당국의 결정에 여행업계도 동참해 한국 주요 여행사는 마우이섬 방문 예정이었던 여행객에게 다른 여행지를 권고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마우이섬 대부분의 현지 호텔과 리조트에서 예약자를 대상으로 8월 말까지 무료로 취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방문 예정자 역시 일정 변경을 권하는 중이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테네리페 산불은 최고 기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발생해 진압이 더 어렵다. 산불이 계곡의 건조 지대를 가로지르며 현재까지(18일 기준) 18㎢ 이상의 땅을 태웠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네리페섬에 있는 공항 2곳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환영받는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 유커(游客)가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기쁨도 잠시, 중국 금융 위기론이 떠오르며 관광·항공업계의 엉덩이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육박한다.
부동산 산업이 휘청이면 중국 경제 전반이 침체한다. 즉, 중국 내·외수 소비가 줄어들어 관광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딱 맞다.
비구이위안의 총채권은 약 2조8700억원에 달한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매출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한 대형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다.
그런 와중에 최근 ‘비구이위안’마저 빚더미에 앉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잇단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을 해소하지 못하면 중국 자국 부동산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 국가통계국이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청년실업률 지표를 7월부터 공개하지 않기로해 부동산 위기론이 한껏 부상했다. 지난 6월에 공개한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1.3%를 웃돌았다.
면세업계 측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체감할 새도 없이 위기가 닥쳐 코로나 전과 같은 유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행 관광 수요뿐 아니라 한국발 중국행 관광 수요가 함께 증가해야 왕복 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데 양쪽 수요 모두 불확실하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지난 17일 여행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6월 말 현재 직원 수는 1195명이었다. 코로나 이전 2019년 6월 말 직원 수인 2527명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안 되는 현저히 적은 수치다.
주요 여행사들은 시장 수요 회복 추세를 먼저 지켜본 뒤 직원 채용에 나서겠다는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중국에는 칼바람이 들이닥쳤지만 일본에는 훈풍이 불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에 해당하는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예상치였던 0.8%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인 0.6%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1071만 명이 방문했다. 그중 한국인이 313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즉, 방일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일본 여행 선호도는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시스템이 발표한 ‘국제선 이용 여객 수’가 증명했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 중 일본 여객이 846만 7898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일본 내수 경제 활성화는 시기상조라 본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중 가계소비가 54%를 차지하는 내수 중심 경제다. 따라서 민간 소비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에 비례해 수입 물가가 올라 민간 소비가 줄어든 것을 해결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주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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