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어줬더니 '눈 찢네'...미트윌란 현지 팬, 조규성 보러 온 팬에게 인종차별 → 경기장 1년 출입 금지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맹활약이 인종차별로 돌아왔다.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미트윌란은 2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를 관전하러 온 한국인 관중이 현지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는 해당 팬 2명에게 1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라는 조처를 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오모니아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 2차전 경기를 앞두고 발생했다. 경기장 앞에서 덴마크 관중들은 한국 팬에게 인종차별을 했다. 양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이 행위는 동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 소식을 접한 미트윌란은 당황했다. 이번 시즌 팀 내 최고 공격수이자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조규성과 연관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상 조규성을 응원하러 온 팬이 봉변을 당한 것이다.
이어서 빠른 조처를 했다. 미트윌란은 “즉시 인종차별을 당한 팬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해당 사건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해당 팬은 덴마크 팬에게 사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트윌란의 조치에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유럽에서 뛰는 코리안리거들을 향한 현지 팬들의 인종차별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당장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35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침묵했다. 그런데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팰리스의 한 관중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을 하는 사진이 확산됐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양손으로 두 눈을 찢는 행위였다. 그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작년 8월 첼시전에서도 인종차별을 당한 바 있다.
울버햄튼의 황희찬 역시 지난 시즌을 앞두고 친선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포르투갈 SC파렌세와 경기에 출전한 황희찬은 이날 페널티킥 득점을 뽑아냈다. 그런데 이 페널티킥을 차는 과정에서 파란 세 팬들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버햄튼은 이날 경기 후 인종차별적 행위를 규탄하는 게시물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에서 뛰는 코리안리거들은 꾸준히 인종차별에 맞서왔다. 그리고 인종차별과 싸우는 것은 동양인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선 발렌시아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을 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비니시우스는 격분했고, 관중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발렌시아는 경기 후 벌금과 5경기 동안 경기장 일부 폐쇄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한편 조규성은 올여름 K리그1 전북 현대를 떠나 미트윌란에 합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준수한 활약과 빼어난 외모를 선보인 조규성은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후 유럽 클럽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최종 행선지는 미트윌란이었다.
축구 팬들은 조규성의 선택에 의아함을 표했다. 독일 마인츠05, 잉글랜드 왓포드 등 더 명성 있는 클럽들 대신 유럽 변방의 미트윌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규성의 선택은 옳았다. 미트윌란에서 많은 선발 기회를 잡고 있다. 그리고 신뢰에 보답했다. 리그 1라운드이자 공식 데뷔전이었던 흐비도브레전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트렸다. 이어진 프로그레스 니더코른와 UECL 2차 예선 1,2차전에서 모두 침묵했지만. 실케보르와 링뷔를 상대로 각각 1골씩을 더 넣었다. 그리고 인종 차별이 발생했던 오모니아와 2차전에서 또 득점했다.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은 뒤, 총 9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기존 공격 자원이었던 구스타브 이삭센과 소리 카바가 각각 올여름 라치오(이탈리아)와 라스팔마스(스페인)로 떠났다. 그럼에도 조규성은 미트윌란의 최전방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조규성은 21일에 열린 브뢴비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0분 만에 경기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조규성이 빠진 미트윌란은 브뢴비에 0-1로 지며 리그 4위로 추락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조규성은 4주 동안 총 9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부상을 당할 만큼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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