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잠정 사인은 압박·질식 추정"

국과수 구두 소견…범인 신상공개는 모레 결정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발생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잠정적 사인은 질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관악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피해자가 머리 등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고, 주된 사인은 압박에 의한 질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따라서 범인 최모(30·구속)씨가 피해자를 폭행했을 뿐 아니라 목을 졸랐을 가능성이 새롭게 부각됐다.

국과수의 최종 부검 감정서가 나오면 정확한 사인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피의자 최모(30·구속)의 얼굴·실명·나이 등을 공개할지 검토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23일 연다. 경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위원회를 꾸려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여성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최씨는 4개월 전 구입한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고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9일 오후 사망했다.

최씨는 성폭행하려고 너클을 샀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고, A씨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보강 수사 중이다.

국과수의 최종 부검 소견에 따라 폭행 피해와 사망의 인과관계,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압박에 의한 질식이 최종 사인이라면 고의 살인했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포렌식을 마치고, 자료를 분석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통해 최씨의 정신과 진료 이력도 확인중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