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근태 불량? “과장” 유럽파 편애? “NO”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 시야 필요
공백 기간 코치진이 국내파 관찰
모든 선수들에게 문은 열려 있어
최적의 조합 찾는지 지켜봐달라
베트남과 A매치, 아시안컵 대비”
“과장이 아닌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59)이 자신을 둘러싼 ‘외유’ 논란에 입을 열었다. 역대 사령탑으로 이름값이 가장 높은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근태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과거 모국인 독일 축구의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았던 그가 한국에 부임할 때부터 우려됐던 대목이다. 이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안으로 여론이 들끓자 지난 17일과 18일 비대면으로 언론과 만나 직접 해명했다.
■ 또 자리를 비웠어? vs 과장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의 체류 기간에 한숨을 내쉰다. 지난 6월 말 한 달간 휴가로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던 클린스만 감독은 8월1일 재차 한국을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개인 일정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했다가 현재 미국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또 자리를 비웠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임 다섯 달째인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껏 한국에 머무는 시간(67일)보다 자리를 비운 시간(96일, 8월17일 기준)이 더 길기도 하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난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는 것은 과장”이라며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 유럽파를 관찰하는 것은) 선수를 관찰하는 방법이 20~30년 전과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자리를 비운 것은 10년간 자선사업을 해온 파트너 팔순 잔치가 1년 전부터 약속돼 취소하기 어려웠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를 비롯해 나머지 코칭스태프들이 국내에서 선수들을 관찰하게 된다. 우리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수많은 선수를 확인하면서 최종명단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내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잘하고 있는지 여부는 팬들이 평가할 일”이라면서도 “세계 축구의 흐름과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한국 축구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유럽파만 선호해? vs “문은 열려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외유에 불만이 높아진 것은 유럽파만 편애한다는 인식도 한 요인이 됐다. 그가 4월 유럽파 점검에 나서면서 선수들을 일일이 만난 것과 달리 K리그 현장에 얼굴을 내비치는 빈도가 얼마되지 않아서다. K리거보다 경쟁력이 낫다고 보기 힘든 독일 3부 리거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별다른 검증 없이 태극마크를 단 것은 큰 충격을 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난 유럽파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문은 열려있다”면서 “내가 미국 대표팀을 맡아 브라질 월드컵에 도전했을 때는 미국 프로축구(MLS) 선수가 13명, 나머지가 유럽파였다. 그저 최상의 선수단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까지 두 번의 소집이 전부였다. 어떻게 선수들의 면면이 바뀌고, 찾아내 조합을 찾는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 10월 베트남과 친선전은 왜?
클린스만 감독은 ‘외유’를 마치고 국내에 돌아오면 10월 또 다른 오해와 맞서야 한다. 10월 A매치 평가전이다. 유럽 원정에 나서는 9월(웨일스·사우디아라비아)과 달리 10월에는 홈팬들의 응원 속에 2경기를 치러야 한다. 문제는 한 경기의 상대로 베트남이 낙점됐다는 사실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튀니지에 이어 베트남과 국내에서 A매치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의 약체다. 대표팀 경기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질타가 나오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겨냥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는 “A매치에서 최강국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면서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유럽과 같은 강호를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A매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컵에서 다른 유형의 축구를 상대해보자는 판단 아래 베트남을 생각했다.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을 아시안컵과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만난다. 약체를 원한 것은 아니지만 다가오는 대회를 준비할 때 활용할 게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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