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일부 아파트 흐린 물…“생수 사다 먹어요”
[KBS 광주] [앵커]
여수의 일부 지역 아파트에서 흐린 수돗물이 나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수돗물 저장하는 일부 배수지의 '탁도'는 한때 기준치를 초과하기도 했습니다.
여수시는 여름철 물 사용량 증가로 노후 관로에서 이물질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8백 20세대가 거주하는 여수시 학동의 한 신축 아파트.
지난 18일 교체한 수돗물 필터가 사흘 만에 진한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생후 두 달 된 신생아가 있어서 먹이는 것도 씻기는 것도 불안한 상황.
생수를 사다가 분유를 타 먹이고 있습니다.
[A 씨/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지난주부터는 (필터를) 한 번 쓰면 까맣게 변하고 먹고 마시고 애기도 있고 생활을 해야 하는데..."]
천 세대 가까이 거주하는 여수의 또 다른 아파트입니다.
지난주 수도관에서 흐린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여수시에 수십 건 접수됐습니다.
두 아파트는 같은 수돗물 관로를 사용하는 곳입니다.
여수시가 지난 17일 해당 관로에 물을 공급하는 죽림배수지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8개 항목 가운데 탁도가 기준치인 0.5NTU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물을 받는 한 아파트 저수조의 탁도는 0.4NTU로 기준치 아래였지만 수치가 비교적 높았습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수돗물 필터가 한 달여 만에 까맣게 변했다는 글이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B 씨/여수시 주민/음성변조 : "우선은 일단 집에서 먹고 자고 해야 하니까 필터를 달자고 했죠."]
여수시는 노후 관로에서 각종 이물질이 떨어져 나와 탁수가 발생했고, 여름철 물 사용량이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탁수가 발생한 곳은 물을 흘려보내는 등 임시조치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남/여수시 상수도과장 : "(단기적으로) 주변에 탁한 수돗물을 버리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장기적으로는 현대화 사업, 노후관 교체 사업을..."]
여수시는 오는 2030년까지 2천 6백억 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관로를 교체할 계획이지만 일부 지역의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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