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첫 햅쌀 수확…풍년에도 농민은 걱정
[KBS 춘천] [앵커]
강원도 내 최대 쌀 생산지인 철원에서 가을걷이가 시작됐습니다.
신품종 벼를 심은 덕에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수확을 했는데요.
올해는 비 피해도 없어 풍년이 들었지만, 농민들은 쌀 가격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철원의 민통선 인근의 논이 누렇게 물들었습니다.
알알이 여문 벼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콤바인이 분주하게 오가며 익은 벼를 거둬들입니다.
철원에선 올해 첫 햅쌀 수확입니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빨라졌습니다.
철원군농업기술센터가 자체 개발한 '철기 50' 품종을 심은 덕입니다.
생육 기간이 다른 품종보다 짧아, 조금이라도 시장에 빨리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영훈/철원 쌀 농민 : "시장 선점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걸 위해서 했는데 어쨌든 벼도 괜찮고 밥맛도 좋고 상당히 좋은 품종인 것 같습니다."]
철원에서 이 품종을 심은 농가는 26곳.
수확되는 쌀 380여 톤은 모두 추석에 쓸 햅쌀로 판매됩니다.
추수를 앞둔 철원의 한 논입니다.
올해는 비교적 농사가 잘된 편이긴 하지만, 농민들은 풍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쌀 소비량이 계속 줄어 판로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명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7킬로그램.
1984년 130킬로그램의 절반도 안 됩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김영보/철원군농업기술센터장 : "대풍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쌀 판매가 조금 쉽지 않을 것 같고. 정부가 수매도 좀 해주고 시장격리도 좀 해줘야."]
쌀 가격도 걱정거립니다.
올해 8월 중순 산지 쌀가격은 80킬로그램 기준 19만 4천 원 선.
쌀 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 16만 원보다는 올랐지만, 정부가 공언한 20만 원에는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올해, 풍년 농사에도 농민들은 이런저런 걱정에 마음 편히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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