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고용률 전국에서 경기도만 감소
“최근 침체인 제조·건설기업 몰려”
광공업 생산 감소폭도 ‘평균 2배’
올 2분기 전국 17개 시·도에서 유일하게 경기도의 고용률이 1년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진한 제조업, 건설업 기업이 경기도에 몰려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생산·수출 지표도 저조하게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지역 경제 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 경기도의 고용률은 64.4%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0.4%포인트 감소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경기도만 유일하게 고용률이 줄었다. 강원(2.2%포인트), 대구(1.7%포인트), 광주(1.6%포인트) 등 15개 지자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고용률이 늘었고, 제주는 보합을 기록했다.
정부는 최근 부진 흐름이 이어진 업종의 기업이 경기도에 몰려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감소한 고용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과 제조업 감소가 특히 두드러졌다”며 “이들 기업이 경기도에 많이 분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분기 생산 지표도 경기도가 다른 시·도에 비해 두드러지게 안 좋았다. 이 역시 산업별 업황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분기 광공업 생산은 전국 평균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반면 경기도는 같은 기간 16.2% 감소했다. 경기도에 많이 있는 전자 부품 및 기계 장비 관련 기업의 실적이 저조한 영향이다. 통계청은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면서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전자 부품 등의 생산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역 대표 기업이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에 따라 지역별 2분기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몰려있는 충남(-31.1%)은 타 시·도에 비해 2분기 압도적인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역별 수출 규모는 수출신고서상 제조업자의 사업장 소재지 기준으로 산출한다.
건설 경기가 부진하면서 부동산 관련 서비스가 감소해 세종시의 2분기 서비스업 생산(-1.4%)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통계청은 세종시는 여러 서비스 업종 가운데 부동산업의 비중이 특히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세종을 비롯해 제주(-1.7%)와 강원(-0.3%) 등 3개 시·도에서만 감소했다.
지역별 편차와 별개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과 생산, 소비 등 경제지표 전반이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 산업이 부진하고, 내수 회복세 역시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전국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해 지난해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전국 수출도 1년 새 12.0% 감소해 역시 세 분기 연속 줄었다. 2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전국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모든 시·도에서 증가하지 않은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이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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