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K] 대기업, 전시기획 가로채기 논란…“별도 제안받았다” 황당 해명
[앵커]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를 유치하려던 한 벤처기업이 전시회 국내 판권을 대기업에 빼았겼다며 KBS에 제보해왔습니다.
투자를 받으려고 접촉했던 대기업인데 투자 설명회를 한 뒤 전시 계약을 통째로 가로챘다는 겁니다.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국 런던에서 큰 인기를 얻은 미디어 아트 전십니다.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공간 전체에 펼쳐 보입니다.
한 공연기획 스타트업 회사는 3년 전 이 전시를 기획한 영국 회사와 한국 판권 독점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문제가 생겼습니다.
영국 회사 측과 본계약을 체결하려 했더니 갑자기 계약 금액을 대폭 높여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박주영/미쓰잭슨 대표 : "(높여) 제안한 금액이 250만 달러였는데 40억 원 정도 돼요. 이 로열티가 굉장히 큰 금액이에요. 그니까 저희 업계에서 보통 8%, 뮤지컬도 12%를 넘어가지 않아요."]
이유는 한국의 다른 업체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왔다는 것, 그런데, 알고 보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곳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위해 접촉했던 대기업 계열사의 투자사였습니다.
5월 15일 투자 유치 의사를 표현했고 5월 18일 실제 만나 설명회까지 했는데, 대기업 측이 그 사이 영국 회사에 계약을 문의했습니다.
계약 가로채기 아니냐고 따지자, 대기업 측은 "믿기 어렵겠지만 비슷한 시점에 회사에서 자체 사업으로 추진했다"고 답했습니다.
[현대퓨처넷 관계자/음성변조 : "믿건 안 믿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제가 '투자를 안 한다'라고 말씀드린 그 날 대표님이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를 추진한다고) 딱 보여주더라고요.'"]
[박주영/미쓰잭슨 대표 : "누가 들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듣는 입장에서도 황당하고 너무 작위적이다."]
결국, 스타트업의 전시는 무산됐습니다.
[장웅조/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 "맨 처음에 그 가치를 알아본 기획사의 기획력도 중요한 거거든요. 그 기획력을 결국에는 다른 대기업이 뺏어간 거나 마찬가지다."]
현대퓨처넷 측은 해당 업체에 한국 전시 독점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사업을 가로채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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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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