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 놓고 물 끌어가고…계곡 무단점유 여전

[KBS 광주] [앵커]

지난주 장성의 한 계곡에서 계절음식점이 계곡물을 막는 불법 영업을 해 초등학생 형제가 익수 사고를 당하기도 했는데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서 계곡물을 막거나 끌어다가 영업장으로 만드는 불법 영업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담양의 한 계곡.

계곡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상으로 뒤덮였습니다.

바로 옆 음식점에서 갖다 놓은 겁니다.

계곡의 절반은 음식점 소유, 나머지 절반은 국유지인데 사실상 음식점 영업장이 됐습니다.

[음식점 관계자/음성변조 : "뭣 때문에 국유지를 점유한다는 소리를 하시냐고. 우리 사유지를 밟아야 국유지를 들어갈 거 아니에요?"]

전남 장성의 한 음식점.

계곡물을 가두고 그 위에 평상을 설치했습니다.

주변 계곡에서 음식점 쪽으로 계곡물을 끌어왔는데, 이 또한 불법입니다.

[음식점 관계자/음성변조 : "탐방객은 들어오고, 먹고 살 방법이 없다 보니까... 물을 끌어다 쓴 것은 저희 잘못인지는 알아요. 물을 오염시키고 그런 것은 아니고..."]

하천법은 하천물을 가두거나 방향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개울도 무단 점거하면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벌금을 물립니다.

하지만, 하천과 계곡을 불법으로 이용해 얻는 수익보다 벌금 액수가 매우 적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장사 잇속에 돈을 내지 않는 일반 시민들은 시원한 계곡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종호·이봉순/담양군 대전면 : "식당 입구에서 바리케이드를 쳐 놓고 못 올라가게 해요. (그런 거 해놓고 그 식당을 이용해야만 저희가 놀 수 있다는 게 좀 불편했어요.)"]

계곡을 무단 점유하는 얌체 상혼은 올해도 반복되는데, 단속에 나서야 할 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손민주 기자 (hand@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