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실형' 판사 정치글 비판 여론에… 법원행정처장 "공감"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회계연도 결산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현직 판사가 소셜미디어(SNS)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처장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판사가 정치적 성향의 글을 쏟아내면 재판받는 당사자는 판결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12년 법원 내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권고했듯이 법관은 언제나 재판에 대한 공정성이 우려될 행동이나 언동을 삼가고 절제해야 한다"며 "의원님 말씀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사실 관계가 파악되고 평가가 있으면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판사들이 특정 정치적 소신을 마음대로 내보여서 판결한다면 법원에 대한 신뢰는 없어진다. 심각성을 인식하셔야 한다"고 하자, 김 처장은 또 한 번 "공감한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지난 1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게 검찰이 구형한 벌금 500만 원보다 높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여당 중진의원에 대해 검찰 구형량을 웃도는 실형이 선고되자 일각에서는 판사의 정치 성향이 선고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박 판사가 법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SNS에 정치적 이슈에 대한 사견을 밝혀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법원도 박 판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박 판사는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한 후 자신의 SNS에 '이틀 정도 한잔하고, 사흘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에는 '피를 흘릴지언정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는 사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