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의 깊은 사랑...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그 진심을 만나다

정자연 기자 2023. 8. 2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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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 ‘진심, 아버지를 읽다’展 개최
아버지전을 관람 중인 중년 부부가 ‘시집간 딸에게’라는 작품을 읽으며 소회를 나누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제공

 

‘진심’에는 힘이 있다. 진한 감동을 일으키며 마음을 순화시킨다. 이런 진심을 전하며 더 따뜻한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전시가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하는 ‘진심, 아버지를 읽다’展이다. 2019년 2월 첫선을 보인 후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을 거쳐 지난 17일 성남시 분당구 ‘하나님의 교회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에서 개막한 ‘진심, 아버지를 읽다’ 전시는 묵묵히 가족의 울타리로 존재하며 시대의 고단함을 견뎌온 아버지의 사랑을 조명한다.

성남시 분당구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에서 열린 ‘아버지전’ 내부 모습. 하나님의교회 제공

■ 160여 점 글과 사진, 소품으로 마주하는 진심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아버지전)은 ‘그 묵묵한 사랑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아버지’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부정(父情)을 일깨우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제목의 ‘읽다’에는 ‘읽다(read)’와 ‘이해하다(understand)’란 두 가지 뜻이 있다. 다양한 전시품을 보고 읽는 데서 나아가 이면에 숨겨진 아버지의 진심을 헤아리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전시는 시인 나태주, 정호승, 만화가 이현세 등 기성 작가의 작품과 독자들이 기고한 수필과 사진, 소품 등 163점으로 꾸려졌다. 작품들은 아버지의 일상어를 테마로 5개 전시관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김영수(金永秀)’라는 문패가 적힌 초록색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전시는 시작된다. ‘길이 빼어나라’는 뜻을 가진 김영수는 1940년~1960년대 가장 흔했던 남자아이 이름으로,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를 가리킨다. 유년의 행복했던 추억 속 아버지부터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온 아버지, 가족의 뒤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아버지 등 아스라했던 아버지의 모습들이 전시관 곳곳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관 ‘아버지 왔다’에서는 아기자기한 추억의 소품들과 젊은 시절 풋풋했던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아버지가 수염을 깎던 수돗가와 툇마루, 구들방이 설치돼 있다. 작품마다 가족과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아버지의 모습과 당시의 가정 풍경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2관 ‘나는 됐다’는 사랑하는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아버지들의 고단하면서도 묵직한 진심을 조명한다. 작품 사진 ‘23:55’ 속엔 일과를 마친 밤 막차를 기다리는 아버지가,  ‘사투’에선 2㎞짜리 그물에 박힌 멸치를 털어내려 온몸으로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의 모습이, ‘땀’에선 섭씨 1500도의 용접 불꽃이 튀는 조선소에서 땀을 비 오듯 쏟는 아버지의 일상이 담겼다. 

‘격동의 시대, 아버지라는 이름으로’의 소품존은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부터 외환위기가 휘몰아쳤던 1990년대까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발전을 이끈 아버지들의 삶이 녹아 있다. 파독광부, 베트남전 참전, 중동 건설 붐 등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온 아버지들의 손때 묻은 소품들이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철제 비계 위에 빼곡하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70대 관람객은 “내 과거를 누가 다큐로 전시한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이라고 전했다. 

전시를 관람하는 청소년들이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의 손때 묻은 소품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제공

■ 침묵 속에 담긴 깊은 속사랑, 가족 향한 일기와 편지

3관 ‘…’에서는 침묵 속에 담긴 아버지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다. 자녀를 위한 사랑과 당부가 적힌 아버지의 편지와 일기가 진열돼 있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공주님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공주님 행복하고 또 행복하여라” “한시도 너희들을 사랑하지 않은 시간은 없었다” “내가 영원히 사랑하며 아끼고 보호해야 할 우리 식구들” 등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아버지의 깊은 속사랑이 오롯이 전해진다. 

‘아비란 그런 거지’라는 제목의 4관에서는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과 마주한다. 막내딸과 손주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임종 전까지 ‘수제비누를 만든 아버지’, 결혼하는 딸을 위해 석 달간 생업을 중단하고 혼수가구를 만든 아버지 등 자녀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 5관 ‘잃은 자를 찾아 왔노라’에는 영원한 고전인 성경 속 부성애와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희생한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이 그려졌다. 

그동안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으며 마음의 위로와 화해, 용서 등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중년 남성은 “아버지의 고립, 나아가 아버지 실종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이라고 평했다. 60대 관람객은 “세상 아버지들의 삶을 다양하게 조명해 따뜻하게 위로받는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30대 여성은 “늘 밉기만 했는데 (아버지께) 지금이라도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따뜻하게 안아드려야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분당 전시장을 직접 찾은 폴 두클로스 주한 페루 대사는 “부성(父性)은 전 세계 공통이다. 한국의 부성애를 보며 페루의 부성애를 느꼈다”며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페루 아버지들의 상황도 이해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아버지전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4관 ‘아비란 그런 거지’ 테마관에 마련된 소품존 ‘선물 창고’. 맨 왼쪽에 서 있는 다채로운 색의 농은 목공예를 하는 아버지가 결혼하는 딸을 위해 혼수품으로 직접 만든 것이다. 하나님의교회 제공

■ 한뼘더 캠페인, 진심우체국 등 부대행사도 풍성

아버지전은 2013년 6월 개관해 10년간 86만 명이 관람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이하 어머니전)의 후속 전시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동안 18만 명이 울고 웃었다. 소설 ‘아버지’의 김정현 작가를 포함한 문화·예술계는 물론 정·재계, 교육계, 언론계, 의료계, 법조계, 각국 대사와 외교관 등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쇄도했다. 아버지전을 통해 가족을 돌아보면서 가족애 증진과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고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등의 전시평이 확산됐다. 

교회를 문화나눔 공간으로 개방한 점도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 공간인 새예루살렘 이매성전도 어머니전, 청소년 인성교육, 오케스트라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지역사회의 화합과 소통에 기여해왔다.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 또한 퇴색하는 가족의 소중함과 느슨해진 가족 간 유대와 결속을 새롭게 다지며 화목과 사랑을 꽃피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뼘더 캠페인’ ‘진심우체국’ 등 전시에 마련된 다양한 부대행사도 주목받고 있다. 아버지에게 조금 더 다가가는 ‘한뼘더 캠페인’은 전시회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회복을 위해 마련한 ‘통계로 보는 진심’ 코너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진심우체국’ 코너에서는 아버지를 향한 마음을 편지나 엽서로 전할 수 있다. 

지난 6월 ‘수원 영통 하나님의 교회’에서 열린 Media’s Views 전시관을 방문한 지역민들이 전시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제공

별관에서 열리는 ‘Media’s Views’ 전시도 볼거리다.  ‘창원의창 하나님의 교회’ ‘수원권선호매실 하나님의 교회’ ‘수원영통 하나님의 교회’ 에 이어 4번째로 개최한 이 전시에서는 1만5천회를 웃도는 국내외 언론보도의 시선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만날 수 있다. 오는 24일엔 ‘서울관악 하나님의 교회’에서 어머니전도 개관한다.

하나님의 교회 서승복 목사는 “2004년 영국문화원이 설립 70주년을 맞아 세계 102개 비영어권 국가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1위는 ‘어머니’였고 ‘막대사탕’ ‘딸국질’도 70위 안에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아버지’는 없었다”며 “이번 전시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자리와 소중함을 일깨우고 회복하는 따뜻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체관람은 사전 예약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화요일과 토요일은 휴관이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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