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매체 “러, 튀르키예·카타르와 새 곡물협정 체결 추진”

이지안 2023. 8. 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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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 자국 곡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새로운 협정을 튀르키예·카타르와 추진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로 곡물을 운반할 화물선 운영국으로 튀르키예를, 협정의 금융 보증국으로 카타르를 지정하는 새 협정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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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
아프리카國 곡물 무료 제공 위해
친러시아 성향 헝가리 중재 역할
우크라, 흑해 수출길 재가동 모색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 자국 곡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새로운 협정을 튀르키예·카타르와 추진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 건국기념일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장 루스탐 민니하노프는 튀르키예·카타르 측 관리들과 협상을 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튀르키예 대통령실 제공
러시아는 아프리카로 곡물을 운반할 화물선 운영국으로 튀르키예를, 협정의 금융 보증국으로 카타르를 지정하는 새 협정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선이 흑해항로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게 한 흑해곡물협정을 일방 파기한 뒤 오데사 항구 등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항을 공격하며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봉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원조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아 문제 악화를 우려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해결을 촉구 중이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자 아프리카에 더욱 공 들이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에 수개월 내로 2만5000∼5만t에 달하는 곡물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새 수출 협정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새 협정의 중재자 역할은 친러성향 헝가리가 맡았다. 지난 흑해곡물협정의 중재자는 유엔과 튀르키예였다.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 입장을 취하며 EU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여전히 사들이는 등 푸틴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오르반 총리는 “제재와 정치적 어려움이 있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헝가리 기업은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도 지난 16일 흑해 인도주의 항로를 처음 가동하며 흑해 수출길 재가동을 모색하고 있다. 올렉산더 그리반 우크라이나 경제부 차관은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보험사들과 우크라이나 정부, 은행이 협력하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흑해항로의 안전 보장 방안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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