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윤 대통령 임명강행하나

조현호 기자 2023. 8. 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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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전체회의 무산
박성중 "안건 논의 안돼" 조승래 "합의한 일정 왜 안지키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해 보고서 송부 시한을 넘겼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은 물론 임명 자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적격 의견으로 보고서를 채택하자는 입장이어서 합의가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따라 보고서 채택 없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 과방위는 애초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국민의힘 측에서 간사 간 안건 합의가 안됐다면서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회 일정에도 전체회의가 잡혀 있지 않았다. 국회 과방위가 지난 10일 합의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후보자(이동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별첨을 보면 8월21일 오전 10시 안건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후보자(이동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으로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그 아래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위원장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이라고도 쓰여 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 직전 출입기자들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기존에 합의된 대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상 명기된 대로, 오늘 경과보고서 관련 논의를 위해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국민의힘과 장제원 위원장의 일방적 합의 파기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본관 6층 과방위 전체회의실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에게 정식 회의를 열 게 아니면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YTN 뉴스케치 영상 갈무리

결국 오전 과방위 전체회의 개최가 무산되자 민주당은 국회 본관 과방위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장제원 위원장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그런데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간담회 자리에 들어왔다. '사회권을 위임받아 온 것이냐'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 질의에 아니라면서 안건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동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의 건 아니냐'는 질의에 박 의원이 '여러분들끼리 저번에도 하루종일 했는데도 부적격했잖느냐'고 되물었다. 조승래 의원이 “오늘 10시에 회의를 열어서 보고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고 그 문제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나서 보고서 문제를 협의해서 보고서 채택여부를 협의하기로 한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보고서 채택의 건이 어떻게 상정 안건이 되느냐”고 부인했다.

이에 조 의원이 그냥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 의원은 “조용히 하라”고 고성으로 맞섰다. 조 의원이 “앞으로 그러면 저도 국민의힘 간담회에 이렇게 찾아간다”고 하자 박 의원은 “우리도 한상혁 위원장 때 반대했지만 보고서 채택해주고 부적격 의견 달아서 보내줬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그럼 공식회의를 하자”, “민주당 감정 자극하려고 들어온 거냐, 그럼 왜 들어온거냐”고 따지자 박 의원은 “공식회의는 아니고”, “같이 상의 좀 합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하자 조 의원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반박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본관 6층 과방위 전체회의실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로부터 정식 회의를 열 게 아니면 나가라는 말을 듣자 조용하라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YTN 뉴스케치 영상 갈무리

조승래 의원은 이날 저녁 배포한 성명에서 “국민의힘이 오늘 예정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무산시켰다”며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결국 약속을 어겼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논의를 막기 위해서”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양당이 합의한 계획서 상 '21일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 안건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이 돌연 '여야가 경과보고서 내용과 채택 여부를 합의해야만 회의를 열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렇게 청문경과보고서 논의조차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도 이동관 씨가 부끄럽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동관 후보자의 청문회 당시 학폭은폐, 언론탄압, 인사청탁, 세금탈루 등 숱한 의혹에 대한 거짓말과 모르쇠를 들었다. 조 의원은 “이동관씨가 '적격'이라 생각하면 당당하게 회의에 나와 토론하면 될 일”이라며 “이미 이동관씨가 방통위원장은 물론 그 어떤 공직도 맡을 자격도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했다.

조 의원은 해법으로 “이동관씨가 스스로 물러나거나 국민의힘이 이동관 씨를 사퇴시키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21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해놓고 있다. 강조 표시. 사진=과방위 참고자료 갈무리

이동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가 이날 채택되지 않음에 따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이후 20일 이내에 심사와 인사청문을 마쳐야 하는 시한(인사청문회법 제6조 제2항)을 넘기게 됐다.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기간의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윤석열 대통령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오는 23일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임기가 종료되는 것을 고려해 24일 임명할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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