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종합] `종을 넘나든 우정` 외

박양수 2023. 8. 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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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콜먼 지음.

푸른숲.

448쪽.

진나이 히데노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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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푸른숲 제공]
책 표지 이미지 [효형출판 제공]

◇나와 퓨마의 나날들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푸른숲. 448쪽.

미술사 박사까지 땄지만,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며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저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볼리비아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생추어리'(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한 그는 무턱대고 거기서 일을 시작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에게 학대당해 공격성을 보이는 퓨마 '와이라'를 만난다. 책은 삶이 두려워 도망친 한 여성과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가 만나 서로를 믿으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처음부터 둘의 관계가 좋았던 건 아니다. 와이라는 밀렵으로 엄마를 잃었고, 인간 주인에게 학대받다가 생후 10개월 무렵 버려졌다. 이 때문인지 늘 성난 상태였으며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으르렁대기", "하악거리기"는 전적으로 그가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저자는 케이지를 치우고, 같은 공간에 함께 앉는 등 오랜 시간을 와이라와 함께 보낸다. 또한 숲속을 걷는 산책을 수십 번 반복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런 노력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퓨마의 얼어붙었던 마음도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책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인간과 퓨마, 두 종(種)의 성장 이야기를 따뜻한 필치로 담아냈다.

◇물의 도시 도쿄

진나이 히데노부 지음. 안천 옮김. 효형출판. 356쪽.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사학자인 저자는 에도와 관련한 여러 문헌과 그림 등을 살펴보며 도쿄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책에 따르면 도쿄는 울퉁불퉁하다. 높낮이 차가 30m에 이르고 지리적·공간적으로도 다채롭다.

수많은 신화와 역사를 품은 스미다강, 모던 도쿄의 주 무대가 펼쳐졌던 니혼바시강, 시타마치(下町)로 통칭하는 저지대, 구릉지와 가파른 땅으로 이뤄진 야마노테(山手) 등 다양한 풍경이 어우러져 있다.

여기에 에도성을 둘러싼 해자(垓子. 성을 감싼 도랑)와 연못이 있는 다이묘 저택들, 샘물을 따라 늘어선 신사나 조몬시대 유적지가 다양성을 더한다.

그런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속에는 성스러움과 세속적 욕망이 함께 뒤섞여 있다.

가령 스미다강은 신앙과 깊이 연결되어 있지만, 강 주변에는 유곽과 놀이공간이 생겨났다. 성(聖)과 속(俗)이 함께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 된 것이다.

저자는 도쿄의 풍속과 신화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베네치아 등 서구 도시와의 비교·분석을 거친 끝에 도쿄가 독특한 형태의 '물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지형 변화가 많고 다양한 수자원의 혜택을 받은 도시는 국내외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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