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염에 종일 카트 밀다 끝내 '털썩'‥"늑장 신고·안전 교육 없어"
[뉴스데스크]
◀ 앵커 ▶
폭염 속에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 세상을 떠난 고 김동호 씨.
스물아홉 살 청년의 급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해서 고용노동부가 마트 측의 과실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업 내용이 바뀌면 당연히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하지 않았고, 김 씨의 사망 사실마저 관할 당국에 뒤늦게 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19일 저녁 7시, 코스트코 하남점.
형광 조끼 차림의 고 김동호 씨가 동료와 함께 차량 뒤로 걸어갑니다.
어딘가 불편한 듯 팔을 뻗어 스트레칭을 하던 동호 씨.
허리를 숙이고 쭈구려 앉더니 혼자 차량 뒤로 몸을 숨깁니다.
그로부터 약 2분 뒤.
사복 차림의 한 남성이 뛰어가고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동호 씨가 호흡과 의식을 모두 잃은 겁니다.
직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사망 원인은 온열과 탈수로 인한 폐색전증.
폭염주의보 상황에서 하루 평균 20여km를 걸으며 무거운 카트를 옮겨, 땀을 너무 많이 흘린 게 원인이라는 겁니다.
사고 발생 두 달 만인 최근 고용노동부는 사측의 과실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4년 동안 계산원으로 일하던 동호 씨가 주차장 카트 관리로 업무가 바뀌었지만,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않은 채 2주간 일하다 변을 당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의심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작업 내용' 변경 시 필요한 '안전보건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측이 산업재해 발생 신고를 미룬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현행법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재해의 경우 '지체없이' 관할 노동청에 신고하게 돼 있지만, 사측은 동호 씨가 숨진 다음날 오전에야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사측이 동호 씨의 사망 원인을 다른 데서 찾으려 했던 거'라고 의심합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사망진단서를 계속 달라길래 '왜 자꾸만 이거 요구하나' 그러던 찰나에‥자기네들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뭐 이건 병사로 몰고 가기 위해서 그런 식으로 은폐를 했던 것 같아요."
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코스트코 하남점 측은 MBC의 거듭된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지금 배우자는 자기 정신을 잃을 정도로‥저희는 뭐 다른 거 바라는 것 없이 진정성 있는 사과만 원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내일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해 동호 씨의 산재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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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남은주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657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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