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OTT시대에 맞는 저작권 보호" 창작자 한목소리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집에서 쉽고 편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OTT에 영상을 제공하는 창작들에게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데요. 

SGK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김병인 대표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서현아 앵커 

최근 국회에서 창작자들이 모인 17개 단체가 저작권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어떤 내용이 핵심입니까?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그 계약에는 매절계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창작자가 일정한 수익을 받고 그 대신 미래에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제작사 또는 업체에게 넘기는 계약인데요. 

2004년에 '구름빵'이라는 작품 동화가 그런 계약의 형태로 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굉장히 화제가 됐었는데 그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도 그런 거래가 불공정한 관행이다라고 해서 시정명령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제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 OTT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중심 매체가 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OTT는 이제 매절계약을 100%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는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업태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제 그것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이번 저희 17개 단체들이 목소리를 냈던 이유가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팔아서 끊어낸다 그렇다면 창작자가 매절계약으로 인해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사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지금까지 OTT가 단 한 번도 매절계약이 아닌 계약으로 계약을 진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OTT에 걸렸던 모든 한국 작품들이 다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작가들이 전통적으로 매출에서 1.2%에서 2% 정도를 정당한 보상으로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가, 감독, 배우가 각각 1 대 1 대 3의 비율로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원칙을 이제 넷플릭스에 한번 적용을 해본다면 <오징어게임> 같은 경우에는 이제 작가에게 234억 원, 감독에게 234억 원, 배우들에게는 702억 원이 돌아갈 수 있었고요. 

그리고 이제 <지금 우리 학교는>이나 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같은 경우에는 넷플릭스 누적 시청시간이 6억 6천만 시간으로 나오는데요. 

<오징어게임> 대비 28.9%입니다. 

그래서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작가는 67억 원, 감독도 67억 원 그리고 이제 연기자들은 201억 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돈들은 이제 되게 크게 보이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발생한 구독료를 가지고 이제 당겨오는 거라서 국익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고 창작자 생태계에도 도움이 되는데 현재 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그렇다면 이 출판 작가나 음악 창작자 같은 다른 분야는 영상과 비교했을 때 어떻습니까?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출판의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이제 인쇄 계약을 하기 때문에 출판돼서 이제 판매되는 부수에 따라서 작가들이 연동해서 보상을 받고 있고요. 

그리고 이제 음악의 경우에는 굉장히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카페에서 음악을 듣거나 또는 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할 때마다 일정한 보상금이 책정이 돼서 작곡가나 작사가나 출연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최근에 미술계에도 추급권이라는 게 도입이 됐습니다. 

추급권은 작가가 최초의 작품을 판 이후에 그 작품들이 계속 재판매, 재판매, 재판매될 때마다 일정한 이제 비율의 보상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그 작가가 아무래도 처음에 그림을 팔 때는 무명이기 때문에 가치보다 이제 낮은 가격으로 작품을 팔게 되는데 가치가 점점점 상승하면서 이 그림이 이제 재판매가 될 때마다 계속 작가도 소외되지 않고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 준다는 취지인데요. 

그런 면에서 영상물의 정당하고 비례적인 보상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창작자들이 통과를 요구하고 있는 저작권법 일부개정안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그 내용은 저작자와 실연자가 시장에서 사용되는 그 양에 비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 권리는 양도되거나 포기될 수 없다라는 것이 주요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 내용이 이제 법에 통과되게 되면 넷플릭스나 OTT들하고 그 매절계약을 체결하는 창작자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길이 열리게 되는데요. 

저희가 계산을 해보면 <오징어게임>의 한 5% 정도의 누적 시청률만 시간만 기록하더라도 대략 한 10억 원 안팎의 정당한 보상을 작가나 감독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업 내에 이런 창작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정착이 된다면 창작을 위해 미래 세대들도 좀 안심하고 산업에 뛰어들 수 있고, 또 그들의 부모님들도 그 자식들을 또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신진 세대들이 대거 유입이 되어야만 영상산업이 더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미래 세대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영상 창작자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고 있습니까?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먼저 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의 저작권법에서는 이제 작가, 감독, 배우를 근로자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930년대부터 노동조합을 결성을 해서 파업을 통해서 이제 각자의 권익을 증진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미국작가노조와 미국배우노조가 함께 지금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요.

이 두 단체가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그 OTT들이 정당한 보상 즉 이제 사용량에 비례하는 보상을 그 배우와 작가에게 지급해 달라라는 취지로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업의 결과는 좀 더 두고 봐야 되겠지만 현재 미국 유권자의 3분의 2가 파업을 찬성한다고 하고 있고요. 

그리고 미국작가조합의 역사상 1953년에 최초 파업을 한 이후로 종종 파업을 했습니다마는 그때마다 항상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업도 장기화될 수는 있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고요. 

그리고 유럽의 경우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창작자들이 자영업자로 분류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뭐 미국처럼 노조를 결성하거나 단체 협상을 하거나 파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신 이제 국회가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작권법을 개정을 하고 있는데요. 

2019년에 유럽연합 의회에서 그 OTT들도 창작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라라는 취지로 명령서를 통과를 시켰고 현재 27개국 모든 회원국들이 자국의 저작권법을 그 취지에 맞게 개정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미리 개정을 했던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이미 작가나 감독들이 정당한 보상금을 받고 있고요. 

현재 또 다른 나라들은 좀 늦게 개정한 나라들은 이제 OTT들과 협상을 하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해외에서도 여러 가지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플랫폼 업계에서는 저작권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논리를 보면 손실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창작자에게 연출료와 집필료는 지급하고 있고 손실은 미디어 업계가 떠안고 있다 이런 입장도 내놨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네, 그 자주 보는 논리인데요. 

이제 좀 단적으로 얘기하면 창작자들이 돈을 못 번 작품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돈을 번 작품에 대해서는 돈을 더 달라 이제 이렇게 좀 이기적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라는 요지인데 그 논리에는 굉장한 맹점이 있습니다.

그게 이제 손실을 끼친 작품과 돈을 번 작품의 창작자가 다르다는 겁니다. 

OTT가 어떤 작품에 투자를 할 때는 다 돈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해서 투자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결과가 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죠. 

그런 작품들에 대해서는 어차피 정당한 보상을 계산해도 아예 없거나 아니면 되게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겁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제 성공한 작품의 경우인데요.

OTT의 논리대로라면 투자의 판단은 자기가 해 놓고 그중에 이제 실패한 작품이 있어서 재정적으로 손해를 봤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과 아무 상관없는 성공한 작품을 만들어낸 창작자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한 정당한 보상에서 내가 그걸 편취를 해가지고 내 판단으로 인한 투자 실수를 만회해야겠다 라고 지금 OTT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저는 20년간 어깨에 몸담으면서 이렇게 폭력적인 주장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OTT의 핵심적인 경쟁력이 무엇이겠습니까? 

결국은 좋은 작품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경쟁력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들은 어떻게든 정당한 보상을 정당한 창작자들한테 돌아갈 거를 이제 편취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의 본연적인 선구안을 기르는 데 더욱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겠죠. 

그 창작자들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사라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 OTT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겠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창작자와 플랫폼이 같이 갈 수 있는 방안,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까요?

김병인 대표 / S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지금 저희 창작자들은 기본적으로 OTT가 망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OTT들이 다양하게 많이 존재할수록 저희 작품들이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OTT들이 잘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당한 보상이 통과되게 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넷플릭스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매년 1천억 원 가량의 돈들이 해외로부터 유입이 돼서 창작 생태계에 뿌려질 텐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이제 신진 인력들이 대거 또 산업에 유입될 거고 우리나라의 창작 생태계도 굉장히 다채롭고 풍요로워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거에 대한 수혜는 또 고스란히 토종 OTT들이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법안이 국내 OTT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일단 볼 수가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OTT들이 너무 힘들다라고 얘기한다면 미국에서 하고 있는 방식인데 OTT들도 구독자 수에 따라서 책임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등급에 따라서 낮은 등급에 있는 OTT에게는 그 보상률을 정당한 보상의 비율을 낮춰줄 수가 있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이제 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방안도 얼마든지 있고 저희는 또 그렇게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국회와 문체부를 통해서 OTT와 활발한 협의를 통해서 얼마든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창작자들이 힘내서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결국 이 콘텐츠 시장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제대로 된 보상체계 꼭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