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HMM 인수전 `쩐의 전쟁`… LX인터·동원·하림 응찰

매각 첫 관문 예비입찰 마감
SM그룹·글로벌세아는 불참
獨해운사 인수가능성은 낮아
자금조달 관건… 유찰될수도

HMM 제공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인수전이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독일 하팍로이드의 4차전으로 치러진다. 일찌감치 인수 의지를 내비쳤던 SM그룹과 글로벌 세아는 이번 예비입찰에서는 빠졌다.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은 기업은 최종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번 매각 작업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경우 이들 기업 가운데 HMM의 새 주인이 나온다는 얘기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무리했다. 입찰 마감 결과 국내에서는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해외에서는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대상은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 1억9879만주에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전환한 주식 2억주를 합한 총 3억9879만주다. 업계에서는 실제 매각가격이 최소 6조50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예비 입찰 마감에 따라 조만간 숏리스트(최종 후보군)가 추려지고, HMM의 기업 가치 등을 따져보는 실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MM 인수 의지를 내비쳤던 SM그룹과 글로벌세아는 이번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지난달 한 언론인터뷰에서 HMM 인수 희망가를 4조5000억원으로 제시한 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구채 전환 물량이 매각 대상으로 나올 경우 HMM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각 공고에 해당 물량이 포함되면서 인수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4파전 양상으로 갈 경우 가장 자금력이 풍부한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자금력 면에서는 세계 5위 해운사인 하팍로이드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HMM이 정부 자금이 투입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임을 고려하면 해외 해운사의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1조30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입찰이 최종 유찰되고 HMM 매각 작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자산 총액 기준으로 하림(17조원) SM(16조원) LX(11조원) 동원(9조원) 모두 HMM(24조원)보다 기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외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수 있고, 여기에 '승자의 저주'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

한편 이날 HMM 주가는 매각 예비입찰 흥행 기대감 속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날코스피시장에서 HMM은 전 거래일보다 2.45% 오른 1만7990원에 마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