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닻 올리는 한경협… 재계 구심점 역할 할까 [뉴스 투데이]

정재영 2023. 8. 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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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다.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미르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난 후 삼성,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그룹이 탈퇴하는 등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7년 만이다.

당시 4대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하면서도 상당수 계열사들이 한경연 회원 자격을 유지했는데, 전경련은 한경연 회원 지위를 한경협으로 이관하는 취지의 공문을 지난달 19일 각 그룹사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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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정경유착 사태 7년 만에
옛 명칭 회귀… “다시 초심으로”
삼성전자 등 이사회에 안건 보고
삼성증권은 가입 않기로 뜻 모아
SK·현대차 등은 내부검토 진행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다.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미르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난 후 삼성,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그룹이 탈퇴하는 등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7년 만이다. 특히 삼성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한경협에 가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4대그룹의 복귀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에서 기관 명칭을 한경협으로 바꾸는 안건을 처리한다고 21일 밝혔다. 한경협은 1961년 전경련의 전신으로 설립된 경제단체다. 전경련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한경협 회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도 진행된다.

류 회장은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 등을 거쳤고, 지난 4월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제7대 한국 측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풍산은 구리 및 구리 합금소재와 그 가공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신동사업과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산사업을 하는 중견기업이다.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미국 정·재계와 인연이 깊은 ‘미국통’이다.

류 회장은 회장 선임 직후 한경협의 회계투명성 확보 방안과 앞서 발표한 윤리경영위원회의 구체적 구성 및 운영,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새 출발하는 조직의 미래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한경연은 한때 30명에 육박하던 박사 인력이 현재 6명으로 축소됐는데, 한경협으로 거듭나면서 박사 인력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CSIS 등 유력 싱크탱크와의 구체적인 협력방안 등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한 4대그룹의 한경협 가입 여부는 한경연 관련 안건 처리 과정에서 언급될 수 있다. 당시 4대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하면서도 상당수 계열사들이 한경연 회원 자격을 유지했는데, 전경련은 한경연 회원 지위를 한경협으로 이관하는 취지의 공문을 지난달 19일 각 그룹사에 보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18일 임시회의를 열고 삼성의 전경련 복귀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면서도 “삼성 계열사 중에 전경련에 재가입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 시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했다.

4대그룹은 한경협 가입이 이사회 의결이나 승인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에선 같다.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는 각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보고했다. SK그룹 4개 계열사도 내부 설명이 있었고, 현대차그룹은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LG그룹은 재가입 여부를 논의할지를 검토 중이다. 한경연 회원 지위를 한경협으로 이관하는 데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4대그룹이 한경협에 가입한다고 해도 한경연 회원 지위를 이어받는 형식적인 의미일 뿐”이라며 “실제로 구체적인 활동을 하려면 회비 납부와 혁신안 실행 여부 등 앞으로 논의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경협은 올해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이차전지소재 기업 에코프로의 가입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이 지난 5월 발표한 혁신안에는 신산업 분야 기업인과 젊은 세대 등을 회원단에 가입시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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