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업체로 주민 고통”…불법 행위 있었나?

[KBS 전주] [앵커]

정읍의 한 폐기물 업체 인근 주민들이 오염과 악취로 고통이 크다며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정읍시가 현장 점검에 나선 가운데, 위법 사항은 없는지 꼼꼼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1만 제곱미터 넓이의 폐기물 처리장.

부서진 철골 등이 쌓여 있고 폐아스콘 더미도 눈에 띕니다.

석산을 개발한 뒤 10여 년 전부터 건설 폐기물을 가져다 골재를 걸러 되파는 이곳.

소음과 분진 외에도 잦은 오폐수로 주민들과 갈등이 이어졌는데, 부지 안 땅을 파낸 뒤 폐기물을 매립했기 때문이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처리업 허가를 받은 이곳에서 매립이 이뤄졌다면 엄연한 불법입니다.

[전 폐기물 업체 직원/음성변조 : "3~4m 더 발파해서, 폐기물 선별 작업하면 찌꺼기가 나오거든요. 거기다 매립한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산을 깎아 만든 밭에 숙성되지 않은 돈분을 대량 투기해, 장마 때 쓸려 내리거나 저수지와 우물이 오염됐다고 말합니다.

이곳에 돈분을 보낸 업체는 사전 신고와 숙성 기준 등을 어겨 비료업 허가가 취소되고 경찰에 고발된 상황.

[이종열/정읍시 소성면 : "냄새가 어찌나 독하게 나는지 가슴이 이상해져서 밖에 나왔어요. 파리 때문에 못 살아요. 동네 전체가 냄새, 파리."]

하지만 업체는 땅만 빌려줬을 뿐, 돈분이 유입된 경위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또 친환경 기준을 지켜 업체를 운영해온 만큼, 불법 매립이나 오염물 방류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합니다.

[폐기물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순환 골재니까 그거 외에는 넣는 게 없다 이거죠. 우리는 묻을 게 없어요. 슬러지가 나오는 게 없어요."]

해당 업체는 폐기물 보관과 구조 변경 등을 적법하게 하지 않아 정읍시로부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상황.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진행 중인데, 주민들은 거듭된 민원에도 시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이재남/정읍시 소성면 : "관심 갖고 적극적으로 장비를 대든 땅을 한번 파서 폐기물이 정말 묻혀있는지 확인해보면. 행정에서 허가만 내줬지 관리가 안 되니까요."]

결국 백50여 명의 주민들이 진정서를 낸 뒤에야 폐기물과 환경, 농업 등 관련 부서가 나서 위법 사항을 따져볼 예정인 가운데, 엄정한 조사가 이뤄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안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