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에 날 세운 이재명 "국폭 정권"

최고위서 "무능 덮으려 국가폭력"
영장 임박하자 내부 결속 포석
한동훈 "체포안 보이콧 저질방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윤석열정부를 향해 “국폭 정권”이라며 성토했다. 본인을 향한 검찰 수사가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의 말이 거칠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검찰의 영장 청구 이후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을 대비해 이 대표가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이 정권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역사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국폭 정권’부터 폭력 문제에서 먼저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회의 전 본인 페이스북에서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 측 회유·압박으로 허위 진술했다’는 취지의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정권의 무능을 덮으려고 국가폭력 자행하는 윤석열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수사’란 걸 강조한 것이다. 이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분출하자 결속을 도모하려는 포석이다. 친명(친이재명)계 민형배 의원은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언급하며 “그럼 그 말을 번복하자는 말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17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연스레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될 경우에도 ‘정치 수사’ 프레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여권에선 이날 이 대표의 “국폭 정권” 발언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 발언에 대해 “본인 수사 과정에서 몇 분이나 돌아가셨는지 한 번만 생각해본다면, 본인이 변호했던 범죄자로 인한 피해를 생각한다면 ‘폭력’이란 말을 하진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장관은 민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거부 제안에 대해서도 “저질 방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그냥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매번 자기들끼리 그러잖아요? 이랬다 저랬다 자기들끼리 갑자기 화내다가 남탓하고 결국은 방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어제 얘기한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다 들어갔다가 (표결 직전) 퇴장하는 건 지금까지 네 번이나 했던 방탄보다 더 저질 방탄”이라고 주장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