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왕국’ 해운대 방이 남아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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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관광숙박업소의 30% 이상이 밀집한 해운대구의 올 휴가철 숙박객이 지난해는 물론 평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김하니(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숙박객 감소에 대해 "소비가 고급화된 오늘날의 라이프 스타일상 (기장의) 비싼 새 숙박업체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해운대는 해변을 제외한 해운대시장·구남로 등 기존 상권이 많이 죽었고, 해안가 매력을 살린 '인스타 맛집' 등 새 관광객 수요를 만들 요소도 생겨나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며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의 수영구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에어비앤비 등 미신고 업체 수요를 고려하면 숙박이 줄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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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시설 많은 기장 증가세…오락가락 날씨 영향 분석 속 자체 매력 부족 목소리 커져
부산 관광숙박업소의 30% 이상이 밀집한 해운대구의 올 휴가철 숙박객이 지난해는 물론 평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원인 중 하나지만, 같은 동부산인 기장군의 숙박객은 오히려 늘었다. ‘관광 1번지 해운대’의 매력을 키우지 않으면 매년 객실이 남아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해운대구를 방문한 관광객은 618만65명(이동통신 데이터 기반)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7월 646만3744명보다 4.4% 감소한 수치다. 2019년 7월엔 611만9642명,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7월엔 532만7395명, 코로나가 절정이던 2021년 7월엔 527만5699명이었다. 지난해 방역 지침 완화로 ‘풍선 효과’를 누렸다가 해외 여행 재개 등 영향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숙박객 수가 전·평년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해운대구에서 1박 이상 숙박한 관광객은 62만7921명(전체의 10.2%)이다. 전년 동기는 69만9568명(10.8%)이었다. 코로나 유행 전인 2019년과 2018년은 각각 67만2743명(11%), 64만7388명(10.7%)을 기록했다. 관광객이 숙박업에 쓴 돈도 지난해 7월 87억8477만 원에서 1년 후인 지난달에는 71억7121만 원으로 18.3%나 줄었다. 다른 업종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모두 지출액이 올랐다.
반면 기장군에서는 숙박객이 증가했다. 2019년 7월 기장군을 찾은 관광객은 298만6308명에서 지난해 368만6762명, 올해 359만368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숙박객은 16만3746명→20만7106명→21만2600명으로 증가 추세다. 방문자 수는 줄었는데도 숙박객이 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기장군 일대에 고급 리조트 등 신축 숙박 시설이 들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동부산지역이자 광안리해수욕장을 낀 수영구는 숙박객이 지난해 7월 28만5255명, 지난달 27만4579명으로 추산됐다.
올해 해운대구 등 주요 관광지의 시들한 인기는 대체로 날씨 탓으로 여겨졌다. 올 7월 한 달간 부산에는 총 18일 비가 내렸다. 1.7일에 한 번씩 비가 온 셈이다. 누적 강우량도 701.7㎜로 상당했다. 그러나 날씨가 나쁘다는 똑같은 조건에서 기장군은 오히려 숙박객이 증가했다는 점은 ‘날씨’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앞으로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철 폭우나 잦은 비가 올 가능성이 커 ‘일시적 부진’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3년 전인 2020년 7월도 총 19일간 누적 796.8㎜의 비가 왔다.
전문가들은 해운대의 ‘매력 부족’을 꼬집었다. 부산대 김하니(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숙박객 감소에 대해 “소비가 고급화된 오늘날의 라이프 스타일상 (기장의) 비싼 새 숙박업체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해운대는 해변을 제외한 해운대시장·구남로 등 기존 상권이 많이 죽었고, 해안가 매력을 살린 ‘인스타 맛집’ 등 새 관광객 수요를 만들 요소도 생겨나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며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의 수영구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에어비앤비 등 미신고 업체 수요를 고려하면 숙박이 줄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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