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돋보기] 대구 달서구, 2만 년 삶터 선사유적
[KBS 대구] 거대 원시인이 눈을 감고 곤히 잠을 잡니다.
선사시대부터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임을 상징하는 조형물입니다.
대구 달서구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이 한창이던 2006년.
월성동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구석기 유물 만 3천여 점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초기 철기시대와 조선 시대 유물 2백여 점도 아울러 출토됐습니다.
이후에는 인근 월암동과 진천동, 대천동 일대에서 청동기와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물과 유적이 확인됐습니다.
대구와 달서구의 역사가 5천 년에서 2만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겁니다.
선사시대의 생활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유적들이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현장보존이 여의치 않아 일부는 이전 복원했습니다.
달서구가 조성한 선사시대 공원은 모두 4곳.
선사유적공원과 한샘청동공원, 선돌공원, 그리고 선돌마당공원입니다.
저마다 특징을 가지며 도구생산과 생활, 장례, 제사 등 당대의 문화상을 담고 있는 보기 드문 공간입니다.
[우순옥/달서구 대천동 : "원시시대 조형물들이 있고, 유적들이 있기 때문에 공원에 와서 뭔가 하나를 배워가는 느낌이 있고 그래서 아주 특별한 공원이라고..."]
흩어진 유적을 한 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달서 선사관.
165억 원을 들여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전시실과 체험관을 갖추고 선사유적을 관리, 활용하는 거점시설입니다.
현대 기술과 접목한 사냥하기와 움집 만들기, 깨진 토기복원 등 이색 체험장은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입니다.
[배준원/초등 3학년생 : "제가 살던 지역에 2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게 신기하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하고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이런 가운데 달서구는 이 일대 선사유적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삶의 흔적이 이어지는 곳.
2만 년에 걸쳐 사람 살기에 가장 좋은 장소임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진천천과 대명천이 만든 부채꼴 퇴적지가 천혜의 주거환경을 제공한 덕분에 강력한 세력이 터를 잡고 시대를 계승,발전시켜 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영성/달서구 문화관광과 학예사 : "전쟁이나 침공에 의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대가 이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걸로 추정했을 때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고, 대규모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고..."]
도심에서 2만 년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보물창고라고 내세우며, 달서구는 선사유적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나섰습니다.
이른바 선사시대로(路) 조성사업.
도로안내판 기둥 위에는 원시인이 걸터앉아 돌도끼를 내려칩니다.
지하철역 입구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듯 커다란 붉은 토기가 시선을 끕니다.
도로변에는 돌도끼 의자와 원시인들의 조형물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길거리 풍경을 연출합니다.
음식점들도 보조를 맞췄습니다.
중국집에선 망치로 깨어 먹는 고인돌 탕수육이 등장했습니다.
토기 모양의 빵과 고인돌 돈까스, 움막 갈비 등 개성 넘치는 메뉴가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경호/'고인돌 탕수육' 식당 관리인 : "아기들이나 유아·청소년들이 망치 탕수육, 부숴 먹는 퍼포먼스에 재미를 들여가지고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먹고 보고 즐기며 아득한 과거로 시간여행을 이끄는 선사시대로.
여기에 이야기를 입히고 탐방 프로그램을 더해 달서구만의 관광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태훈/달서구청장 : "단계적인 선사시대로 테마거리를 조성하고 선돌·한샘청동공원 새단장 사업이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한 정기적 학술대회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심 속 선사유적이라는 특색있는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2만 년을 이어 온 대구 삶터의 뿌리임을 강조하는 달서구.
선사시대 유적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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