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사건, 외톨이 흉악범죄 트리거 됐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수도권에서 흉악 범죄가 이어지는 걸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 일각에 고립돼 있던 잠재적 범죄자들에겐 지난달 21일 발생한 '신림역 묻지 마 흉기 난동'이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조선(33)의 신림역 흉기 난동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던 외톨이들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에 억누르고 있던 사회적 불만이 분출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17일 발생한 ‘등산로 폭행 살인 사건’의 피의자 최모 씨(30)는 별다른 직업 없이 PC방과 자택을 오가는 게 외출의 전부였다고 한다. 통화기록 역시 음식배달 전화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외톨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범행 직전 포털사이트에서 ‘강간’이란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로 무차별 난동을 벌인 최원종(22) 역시 특목고 입시 실패 후 사회에서 고립된 상태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조선(33)의 신림역 흉기 난동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던 외톨이들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에 억누르고 있던 사회적 불만이 분출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변 사람들과 교류가 단절된 채 방치됐던 이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범죄 욕구를 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는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슷한 성향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사회적 분노, 왜곡된 인식 등을 유발해 범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며 “고립된 이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왜곡된 생각을 키우고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시글 등을 통해 범죄 징후를 파악한 후 대상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사후에 처벌도 강화하는 ‘투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계에선 인터넷 등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의 10% 가량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살인 예고 글 작성자들을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동시에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등 처벌을 강화해 범죄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 가능성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본인 동의가 없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입원시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주례회동에서 “묻지 마 범죄에 대해 치안 역량 강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주문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찰 올 때까지 붙잡고 있어” 마약사범 검거 기여한 이하늘
- “아이 구해주셔서 감사” 119센터에 전달된 치킨 45세트
- 금태섭 신당 이름은 ‘새로운선택’…“양당 기득권 체제 타파”
- 학원에 킬러문항 팔아 5억 받은 수학교사…교사 297명 ‘문제판매’ 자진신고
- “에어컨 틀어달라 했다 해고당해”…무더위 ‘에어컨 갑질’ 사례↑
- ‘과고 자퇴’ 10세 영재 父 “투명인간 취급에 조롱글…22㎏까지 빠져”
- 홍준표 “우리는 늘 방어훈련만…내년엔 선제타격 훈련도 해봐야”
- 햇빛 쨍한 날, 우산 쓴 남자 차옆 어슬렁…뭐하나 봤더니 (영상)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24일 개시 최종 조율” 日 NHK
- 검찰,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구속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