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영의 그림산책]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일본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그가 70대에 후지산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 ‘후지산 36경’의 첫 작품으로 일본의 정서와 호쿠사이 특유의 화풍이 잘 드러나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호쿠사이는 당시 여러 우키요에 화파에서 다양한 화풍을 배웠고, 중국화와 서양화도 공부하며 자신만의 개성 있는 우키요에 화풍을 확립했다. 이는 그가 매너리즘을 극도로 경계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경향은 평생 93번 이사를 하고 30번 이상 호를 바꾼 그의 행동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자신을 그림에 미친 화가라 칭하며 죽기 직전까지 그림을 그려 3만 점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우키요에는 장식적인 선명한 색상과 평면적인 구성, 단순하고 검은 윤곽선 등으로 가부키 배우나 명소 등의 세속적인 주제를 그린 풍속화로 주로 목판화로 제작돼 저가로 대량 생산됐다. 대중적인 쉽게 소비되던 우키요에를 호쿠사이는 독특한 자신만의 화풍을 담은 예술로 승화시켰다.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는 우키요에 기법과 서양의 기법을 접목시킨 최초의 작품으로 가나가와의 바다에 몰아치는 거대한 파도를 그렸다. 원근법을 도입하여 입체적이며, 흩날리는 물방울까지 세밀하게 묘사된 파도는 화면을 압도하며 몰아치고 있고 파도의 끝은 쇠스랑처럼 그려져 위압감을 더한다. 또한 일본 판화에서 처음으로 서양의 청색 안료인 프러시안블루를 사용해 파도를 표현했다. 파도 사이에 풍랑에 휩쓸린 세척의 배가 있는데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뱃사공들은 생존을 위해 몸을 바닥에 붙이고 있어 압도적인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그 뒤로 원경에는 파도보다 작은 후지산이 보인다.
작품은 일본에서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 일본을 상징하게 됐다. 반 고흐, 모네, 드가, 르누아르, 등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이 연작에 속하는 판화를 소장했고,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는 이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교향시 ‘바다’를 작곡하는 등 많은 인상주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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