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우승하고도 조코비치가 남긴 말은 "알카라스, 넌 절대 포기하지 않는구나"

오광춘 기자 2023. 8. 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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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가 말합니다.
" 알카라스, 넌 절대 포기하지 않는구나. 세상에. 난 그걸 좋아해. "
알카라스가 답합니다.
" 스페인 사람은 절대 죽지 않아. "
조코비치가 웃으면서 이렇게 맺음합니다.
" 난 과거에도 그 얘기를 들은 적 있어. 전에도 이런 경기를 한 적 있지. "
조코비치의 이런 우승 세리머니 본 적 있나요. 알카라스를 꺾은 뒤 격정에 휩싸였습니다. (사진=US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조코비치 "가장 힘들었던 경기 중 하나...나달 떠올라"


신시내티 오픈 결승전이 끝나고 조코비치와 알카라스가 나눈 대화입니다. 주고받는 말에 상대를 향한 존중, 또 스스로를 향한 확신이 녹아 있죠. 경기는 그야말로 사투였습니다. 3세트 경기인데 3시간 49분이나 걸렸습니다. 조코비치는 2012년 호주 오픈 결승전을 떠올렸습니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거죠. 당시 나달과 혈투는 5시간 53분 끝에 결말이 났습니다. 그때도 승자는 조코비치였습니다.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는 시상식 뒤엔 다정한 한 컷도 남겼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억울해서? 아쉬워서? 알카라스는 펑펑 울었다


전광판에 마지막으로 찍힌 세트스코어 2대1의 숫자는 이 승부를 다 담아낼 순 없었습니다. 손쉬운 게임, 가벼운 세트를 찾아보기 힘들었으니까요. 2세트도, 3세트도 게임스코어 6대6에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습니다. 서든 데스 형태로 몰아가는 타이 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는 늘 강점을 보이죠. 열여섯 살 어린 상대의 긴장을 파고들며 어렵게 어렵게 포인트를 채워갔습니다.
조코비치의 전성기는 언제까지일까요. 서른여섯의 나이로 무더위 속에서 4시간 가까운 승부를 치렀고 승리까지 챙겼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승리하고선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듯 환호했습니다. 유니폼 상의를 찢는 세리머니까지 남겼습니다. 그 포효는 이 경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또 얼마나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졌는 지를 보여줍니다. 전율이 느껴졌으니까요.
서른여섯 조코비치는 ATP 투어 대회에서 95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조코비치의 격정, 그 뒤에서 의자에 앉아 흐느꼈던 알카라스의 침잠이 보였습니다. 알카라스가 경기 뒤 눈물을 보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승패를 뛰어넘어 두 선수에겐 '인생 경기'였습니다.
4시간 가까운 혈투, 우승 순간 조코비치는 코트에 드러누웠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조코비치에게 알카라스란? "가장 완벽한 라이벌"


한 달 전으로 시간을 돌려볼까요. 조코비치는 윔블던 결승에서 스무살 알카라스에 패했습니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죠.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알카라스는 내가 상대해 본 선수 중 가장 완벽했다.”
알카라스의 발은 코트 곳곳을 누빕니다. 어떤 공도 좇아가는 끈질긴 테니스를 펼칩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 1위 알카라스 "난 코트에 모든 걸 쏟았다"


조코비치의 성장과 성공을 이끈 라이벌 페더러, 나달 보다 더 뛰어난 선수의 출현을 봤다는 거죠. “페더러와 나달의 익숙한 특징이 결합한 낯선 선수”라는 극찬을 남겼습니다. 알카라스는 빠르고, 강하고, 또 섬세해서 빈틈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만난 신시내티 오픈 결승에서도 알카라스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조코비치를 얼어붙게 한 순간이 여러번 나왔습니다. 2세트에서 챔피언 포인트까지 갔다가 놓친 게 아쉬웠습니다.
조코비치의 포효가 명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테니스 샷 못지 않은 말의 티키타카...다음은?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뒤 “나를 위해서라도 알카라스가 오랫동안 경쟁자로 남아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는데 신시내티 오픈에서 그 말의 의미가 뭔지를 보여줬습니다. 근사한 반격이죠. 가장 완벽하다고 칭찬한 선수를 이겼으니까요.
카를로스는 빠르고 유연합니다. 또 섬세하기까지 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

멋진 테니스의 장면들 못지않게 조코비치와 알카라스가 쏟아내는 말의 티키타카가 다음을 기다리게 합니다. 조코비치와 알카라스의 상대 전적은 2승 2패. 다가오는 US오픈에서 두 선수는 어떤 테니스, 어떤 말을 남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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