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FAO 세계 식량안보 위기 속 "세계는 지금 변곡점 서 있다" 경고

印 쌀수출 제한에 러 우크라 곡물협정 중단…엘니뇨로 쌀 생산 타격까지
수입에 의존하는 빈곤국가들 특히 타격…가격 상승으로 먹을 것 못 구해

[마쿠(인도)=AP/뉴시스]인도 펀자브주 마쿠의 한 공장에서 2021년 3월12일 쌀이 분류되고 있다. 지난달 인도가 쌀 수출 일부를 금지한 이후 세계 빈민들을 먹여살리는데 도움이 됐던 저가의 쌀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방콕에 있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보 다멘 천연자원담당관은 "세계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2023.08.21.

[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달 인도가 쌀 수출 일부를 금지한 이후 세계 빈민들을 먹여살리는데 도움이 됐던 저가의 쌀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케냐 빈민가에서 값싼 인도산 수입쌀을 빈민들에게 판매해온 프란시스 은데지는 "값싼 쌀을 구할 수 없고, 구매가 가능한 비싼 쌀은 빈민들이 구매할 수 없다. 값싼 쌀 수입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이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쌀 수출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950만t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인도의 쌀 수출 금지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했고, 엘니뇨로 세계 쌀 생산이 타격을 받을 게 확실해 세계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베트남의 쌀 수출 가격도 15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능 등 쌀 가격이 치솟아 취약 계측 빈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방콕에 있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보 다멘 천연자원담당관은 "세계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가 일부 쌀 수출을 금지하자 일부 국가들이 사재기에 나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여기에 극단적인 기후가 쌀 생산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미치지만 특히 아프리카 등 쌀 소비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쌀 소비는 계속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 쌀의 90%를 재배·소비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은 태풍 독수리로 연간 쌀 생산량의 22%에 해당하는 3200만 달러(약 430억원) 상당의 쌀 작물 피해를 입었다.

인도 국제경제관계연구위원회의 아쇼크 굴라티는 "쌀 수출 제한 조치로 올해 인도의 통상적 쌀 수출량의 거의 절반이 중단될 것"이라며 "되풀이되는 규제로 인도는 수출국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가격이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수출업자들이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해 쌀 수출 시점을 가능하면 늦추려 해 쌀 공급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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