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마지막 장` 들어선 암 투병 카터 전 美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암 투병 중 고향으로 돌아가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는 지미 카터(98·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장'에 들어섰다고 그의 손자가 밝혔습니다. 이제 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슬린 카터(96)의 손자 조시 카터(39)는 최근 미국 잡지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근황을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마지막 장'에 와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할머니보다 할아버지가 먼저 떠날 가능성이 크다. (할아버지는)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고 할머니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시는 "조부모를 떠나보내기 위한 '활주로'(공식적인 준비의 장)가 있다고 해서 이별이 쉬워지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끝까지 살았다는 점을 안다는 점은 위안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60년 민주당 소속 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지요. 1976년 대선에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을 제치고 제39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임기 내내 바람 잘 날이 거의 없었지요. 그는 지난해 10월 98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장수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앞서 그는 2015년 간암 투병 사실을 알린 뒤 7개월 후 완치를 선언했지만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재발해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되면서 올해 2월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했습니다. 남편과 70년 이상을 함께 했던 카터 여사도 올해 5월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가족은 앞으로 다가올 모든 일에 대해 평온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노력해왔다고 조시는 전했습니다. 조시는 "(할아버지는) 여전히 완전한 지미 카터"라면서 "곧 99세가 되지만 (자기가 얼마나 많은 격려·안부 인사를 받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그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터 여사에 대해서는 "할머니는 우리가 누구인지, 또 우리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실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조부모님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했다"면서 "그들이 여전히 함께라는 점은 아름답고, 아직 서로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