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출근길 대파 향기에

김봉규 2023. 8. 21. 18: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출근길에 항상 뵙는, 여든을 훌쩍 넘긴 할머니가 있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아침 6시35분께 좌판을 여신다.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는 "더위가 빨리 물러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할머니 옆 은행나무 잎이 아직 파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토에세이]

출근길에 항상 뵙는, 여든을 훌쩍 넘긴 할머니가 있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아침 6시35분께 좌판을 여신다. 보자기를 풀어내자 대파와 잔뿌리에 묻어온 흙에서 나는 내음이 향기롭다.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는 “더위가 빨리 물러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할머니 옆 은행나무 잎이 아직 파랬다. 노랑 은행잎을 상상하며 어서 가을이 오길 바랐다. 그리고 보니 내일이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구나.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