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정치수다] "민주당, '개딸당' 넘어서야"

'개딸' 뜻 받든 혁신위, 이재명 지킴이 자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이 21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21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시기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영장 청구를 어느 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정략적이고, 수사의 대상인 피의자로서는 주장할 바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 대표가 구속되는 상황에 대비한 '플랜B'가 계파 갈등의 핵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사임이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적 의혹을 수사하는 데 있어서 매우 정략적이고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이 대표에게 있고, 그 무고함을 밝히는 것도 그 사정을 제일 잘 아는 이 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의 잣대를 향해 의구심을 내비치는 동시에 8월 비회기 중 영장을 청구하라는 친명(친이재명)계 주장의 한계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은 당 대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떠오른 이른바 '플랜B'에 대해서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통례"라고 강조했다. 현재 친명계에선 옥중 대표직 수행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구속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결국 직책 수행이 어려워져 당내에 예측할 수 없는 혼란과 분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옥중에서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 더 큰 혼란이다. 언제든지 당 대표를 대체·대응하는 안이 마련돼 있는 것이 생명력 있는 공당이자 민주정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가 대선 후보이자 전당대회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은 만큼 이에 대처하는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외에 다른 인물이 없다고 단정하고 찾지 않는다면 그건 공당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의원제 폐지와 올드보이 용퇴론 등을 제시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의 뜻을 받들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혁신위는 당내 민주주의를 왜곡·굴절시킨 개딸들의 폭력적 행태를 제재할 방안을 외면하고 오히려 이 대표의 지킴이를 자처했다"며 "이제 민주당은 개딸당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개딸당에서 벗어날 것이냐를 결정하는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의 품 안에서 '나만 공천받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 사태를 대해선 절대 안될 일이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분명한 노선 결정이 필요하다"며 "(저는) 개딸당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 개딸당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