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인명피해 잇따른 지하차도···"경쟁적 지하도시화,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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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지하차도 조성 사업이 최근 기록적인 폭우와 같은 재난 대응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집중호우로 지하차도, 지하 주차장, 반지하 주택 등 지하 공간 내 인명 사고가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서 기존 방재 대책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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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동부간선 등 서울 곳곳 지하화 추진
정부·지자체 “안전기준 강화···문제 없다" 지만
전문가 "과거 데이터 기반 방재대책 한계" 지적
서울 도심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지하차도 조성 사업이 최근 기록적인 폭우와 같은 재난 대응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예측 범위를 벗어난 집중 호우로 지하 공간 내 인명 사고가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서 기존 방재 대책으로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하차도 설치 재검토 등 시민들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청주 궁평2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지하차도 조성 사업의 안전 대책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사거리~9호선 봉은사역 사거리 구간을 지하 7층 규모의 복합 환승 센터와 지상 광장 등으로 조성하는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상 광장을 만들기 위해 480m 길이의 대형 지하차도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곳 지대가 주변보다 낮아 침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게 문제다. 최근 감사원도 강화된 설계 기준으로 사전 침수 대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할 정도다.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크다. 동부간선도로는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처럼 하천변인 중랑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중랑천 변은 대표적인 상습 침수 지역 중 하나다.
지하차도는 교통 체증과 소음·분진, 지역 단절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침수와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집중호우로 지하차도, 지하 주차장, 반지하 주택 등 지하 공간 내 인명 사고가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서 기존 방재 대책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추진 중인 지하차도 조성 사업은 철저한 타당성 조사, 설계 기준 강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빈도 개념 등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방재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시간당 120㎜),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시간당 114㎜) 등은 ‘200년 설계 빈도’가 적용됐다. 설계 빈도는 일정 기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의 강수량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과거 기록상 200년 빈도에 해당하는 폭우도 근래에는 1년 빈도일 수 있다. 예외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과거에 통용되던 기준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2022년 8월 서울 동작구에는 기상 관측 이래 최대의 폭우인 5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시간당 141.5㎜의 비가 내렸고 강남구에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의 200년 설계 빈도에 육박하는 시간당 116㎜의 비가 내렸다.
재난 안전 분야의 한 전문가는 “침수 등으로 인한 재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지하공간 활용을 검토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안전’ 중시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거나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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