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어떤 음악을 들으며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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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가족과 함께 속초로 휴가를 떠났다.
요즘 MZ세대는 본 적도 없을 카세트테이프 시대부터, 나는 여행을 떠날 때나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던 때, 이제는 아내가 된 그녀와 함께 분만실에서 아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던 시간 등 어떤 특별한 시간을 앞두고는,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떤 음악으로 채울지가 고민이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이 너무도 많고, 그 선율들과 함께 추억은 보다 향기롭게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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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가족과 함께 속초로 휴가를 떠났다. 속초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대관람차 '속초아이'가 계속 눈에 들어왔다. 매표소의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망설이고 있는데, 누군가 어른 2장 아이 1장 티켓을 팔겠다면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뜻밖의 행운에 기뻐하며 탑승을 위한 1시간여의 줄은 감사히 받아 들였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탑승한 대관람차는 예상보다 훨씬 깨끗하고, 시원하고, 높이 올라갔으며, 탁 트인 시야가 장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블루투스 스피커가 각각의 관람차 안에 설치되어, 탑승객이 직접 즐겨듣는 음악을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갖춰져 있었다. 취향 저격이었다. 요즘 MZ세대는 본 적도 없을 카세트테이프 시대부터, 나는 여행을 떠날 때나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던 때, 이제는 아내가 된 그녀와 함께 분만실에서 아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던 시간 등 어떤 특별한 시간을 앞두고는,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떤 음악으로 채울지가 고민이었다.
음악은 거의 모든 상황에 필요하고 동반된다. 거의 모든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장면의 감정선에 어울리는 음악이 BGM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감동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딱딱한 학문적 내용을 다룰 때도 음악이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심지어 가장 건조한 화법으로 팩트만을 전달해야 하는 뉴스조차도 활기찬 시그널 음악으로부터 시작되고 필요에 따라 음악을 사용한다. 또한, 패션쇼의 런웨이에는 다소 몽환적인 음악이 루프(Loop)를 이루며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피트니스센터에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큰 볼륨으로 채워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놀이공원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음악이, 식당이나 카페에는 각각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그리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역시 매장에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음악이 더 능동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세계 모든 나라에는 국가가 있고, 우리는 삼일절, 광복절 등의 국경일 행사에서 애국가를 제창한다. 모든 학교에는 교가가 있으며 구성원들이 함께 교가를 부르며 애교심을 함양한다. 모든 군대에는 군가가 있으며 군인들은 훈련 시 군가를 부르며 사기를 고양한다. 야구장이나 축구장의 응원석에서 군중은 함성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리듬에 맞춰 열띤 응원을 펼치며, 교회에서는 성도들이 하나님을 높이는 찬송가를 부르고, 거의 모든 예배의 순서가 경건한 음악의 연결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플라톤이 음악을 '우주의 절대적 질서를 반영한 완벽한 이상의 세계'로 바라보았다던가,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음악을 '보다 실체적인 인간의 행동적 산물'이라 정리했다던가 하는 철학적 의미들을 굳이 되짚어 보지 않더라도, 음악은 우리의 생활 속에 너무도 밀착되어 공존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심리적 안정, 인간의 잠재능력 개발, 뇌기능 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에 대한 관심과 반론이 분분하건 간에… 산모는 태교를 위한 음악을 정성껏 준비하고, 어떤 농부는 식물에게까지도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며, 마침내 음악치료가 의학적인 목적으로 다양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내가 만나게 될 특별하고 소중한 그 순간들을 내가 듣고 싶은 음악과 함께 물들이고 싶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이 너무도 많고, 그 선율들과 함께 추억은 보다 향기롭게 새겨질 것이다. 아마도 플레이리스트를 위한 나의 마지막 숙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나는 어떤 음악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면 좋을까…?" 김민표 목원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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