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의 축구 한 잔] 업무 방식의 차이와 오해? 클린스만 감독, 무엇이 본업이고 부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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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들어도 어쨌든 향후에도 국내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해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거주 여부는 그의 사령탑 부임 여부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이슈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디에 있느냐보다 더 골머리 아픈 사안은, 그가 도대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보여야 할 활동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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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김태석의 축구 한잔
아무리 들어도 어쨌든 향후에도 국내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해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리하자면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선수 관찰 등 국가대표팀 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해외에 머무는 편이 낫다는 주장으로도 보인다. 물론 하반기가 되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선수 관찰을 어디에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지금은 '축구의 본향'인 유럽의 축구를 아시아나 타 대륙에서 볼 수 없었던 시대가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유럽 축구 역시 한국에서도 안방에서 지켜볼 수 있다. 요즘 클린스만 감독이 푹 빠져 있다는 UEFA 챔피언스리그는 더욱 그렇다.
선수들의 데이터나 상황도 클린스만 감독이 즐겨 활용한다는 와이스카웃을 비롯한 수많은 정보 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든 유럽에서든 클린스만 감독이 머물고 있는 미국에서든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근무지'인 한국을 이탈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여기서도 다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외도를 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말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거주 여부는 그의 사령탑 부임 여부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이슈였다. 부임 기자회견 때 한국 미디어가 가장 중점적으로 물었던 사안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클린스만 감독이 더 기억을 잘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을 운운하며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건 기만에 가까운 일이다.
코로나19 이후 줌을 활용한 원격 화상 회의가 보편화되었다는 점을 거론했지만, 이건 그의 지난 이력을 살피면 말장난에 불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코로나19와 줌이 없었던 시절에도 미국에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을 원격으로 지휘했다. 그때도 독일에서는 잡음이 많았다. 즉, 클린스만 감독의 일하는 방식은 늘 그랬다. 부임 당시 한국에 거주하며 집중할 것이라 했던 게 거짓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지리적 위치에만 매몰된 반응을 보였다. 그게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디에 있느냐보다 더 골머리 아픈 사안은, 그가 도대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보여야 할 활동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는 게 문제다.
일개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서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 활약상, 엔도 와타루의 리버풀 이적,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등 참 많은 이슈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제3자적 관점에서 전 세계 각종 축구 이슈에 참견하고 훈수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열성적인 활동을 해도 모자란 판에 다른 일에 더 신경 쓴다는 이미지, 누가 만든 것인가?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곳곳에서 코치들이 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보고를 착실히 받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런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또한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일이다. 외부에서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진짜 문제는 그 코치진의 핵심이 되어야 할 클린스만 감독이 함께 뛰는 모습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무엇이 본업이고 부업인가? 지난 네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건 차치하더라도, 이게 정상적인 감독직 수행인가? 클린스만 감독은 정말 '전업'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인가?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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