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암매장 한 황대한 "살해 의도 없었다"…진술 번복

구진욱 기자 2023. 8. 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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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는 일당 중 주요 피고인 황대한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그저 가상화폐를 갈취할 목적으로 협박할 의도만 있었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2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유상원(51)·황은희(49) 등 7명에 대한 4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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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한 "영화처럼 협박만 하려했을뿐…마취제로 죽을줄 몰라"
檢 "수사기관 진술과 배치…산 깊숙한데 왜 데려갔냐" 반박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9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3.4.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는 일당 중 주요 피고인 황대한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그저 가상화폐를 갈취할 목적으로 협박할 의도만 있었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2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유상원(51)·황은희(49) 등 7명에 대한 4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경우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 A씨를 납치·살해한 후 암매장 한 황대한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황대한은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A씨를 납치해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었으나 이날 법정에서 "가상화폐를 갈취할 목적으로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그저 A씨에게 겁을 줘 협박하려고 했을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씨는 "원하는 가상화폐를 취득하면 택시를 태워 집으로 돌려 보낼 생각이었다"며 "주사했던 마취제로 사람이 죽을줄 정말 몰랐다"고 강도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앞선 공판에서 피해자 A씨의 미행을 담당했던 이건희가 증언한 '마취제 부작용'에 대해서도 "'목 뒤에 주사하게 되면 죽을 수 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는 이경우의 설명을 자신은 들은 바 없다"며 "목 뒤에 주사하게 되면 기절한다고 말해준 걸로 기억한다. 건희가 잘못 들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경찰 조사 당시 현장 감식에 참석했던 황씨의 당시 증언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날 황씨의 법정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현장 감식 당시 '피해자를 풀어줄 생각이고, 그저 협박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로 해당 장소를 고른 것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산 깊숙한 곳이기에 그럴만한 장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을 비춰볼 때 오늘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공판기일 당시 연지호가 증언한 '피해자 장기적출'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한 사실은 있으나 센 척 하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경우가 시키는 그대로 했다"고 항변했다. 범행 도중 화장실에 가는 일조차도 이경우의 허락 아래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경우 등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이유로 지난 3월29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A씨를 납치한 후 마취제를 주사해 살해하고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 하거나 이를 계획·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혼 관계인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이경우에게 범행 착수금을 지급하는 등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2020년 10월 A씨 권유로 가상화폐를 1억원 상당 구매하고 3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듬해 초 가격이 폭락하며 손실을 입자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 측은 강도 등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모의, 사체유기 등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연지호 측은 이경우 등 일당 대부분이 살인 등 범행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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