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혜, 6년째 학폭 꼬리표...'순정복서'로 날릴까 [현장의 재구성]
[OSEN=연휘선 기자] 2017년 첫 거짓 폭로 이후 6년, 계속해서 따라붙는 학교폭력 꼬리표에 김소혜가 '순정복서'로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 있을까.
21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순정복서'(극본 김민주, 연출 최상열 홍은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상엽, 김소혜, 박지환, 김형묵, 김진우, 하승리, 채원빈과 작품을 연출한 최상열 PD가 참석해 이재성 아나운서의 지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순정복서'는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과 냉혈한 에이전트 김태영의 인생을 건 승부 조작 탈출기를 그린 드라마다.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제2회 수상작인 추종남 작가의 소설 '순정복서'를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됐다. 이 작품을 위해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의 김소혜가 천재 복서 이권숙 역을 맡아 출연한다.
귀여운 이미지의 아이돌 출신 김소혜가 천재 복서라니, 외모에서 오는 캐릭터와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김소혜는 복싱 훈련을 받았다. 그는 "복싱 훈련을 받으면서 힘든 것보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해내고 싶은데 천재 복서 역할인 만큼 천재 복서가 될 정도의 훈련을 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다. 예전에라도 복싱을 배웠더라면 조금은 더 나았을 텐데, 하루는 더 아꼈을 텐데 생각을 하면서 연습에 임했다. 개인적인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스스로를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발전하는 시기가 항상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그 벽이 굉장히 높아서 한계에 많이 부딪혔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에 최상열 감독은 "실제 저희 연습기간이 길지 않았다. 그런데 촬영을 마치고 시합 장면에 해설 더빙을 새로 했다. 전 금메달리스트인 김광선 해설이 해설을 해주셨는데 김소혜 씨 보고 '너무 잘한다. 폼이 딱 잡혔다'라고 해주셨다. 본인이 생각하기엔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대비 많은 성과를 거뒀다"라고 거들었다.
특히 최상열 감독은 김소혜의 캐스팅과 관련해 "이미지는 '귀염상'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되게 독한 분이다. 굉장히 독한 데가 있는 그런 사람이라서 (캐스팅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저도 몰랐던 부분인데 첫 미팅 때 서로 굉장히 말이 없어서 데면데면하게 진행됐는데 말이 없는 가운데 한 마디를 하더라. 다른 건 몰라도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후보에 있을 텐데 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배우보다 열심히 할 수 있다. 그 것 만큼은 자기가 보장할 수 있다고 그 말 없는 사람이 이 한 마디를 남기고 갔는데 그게 굉장히 강렬하게 저한테 영향을 줬다. 그리고 실제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본인이 한 말을 실천을 했다고 할까 그대로 지킨 모습을, 끝까지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미지와 관련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극 중에 권숙이가 복싱보다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친구다. 흔히 우리가 복서라고 하면 생각하는 편견이 있지 않나. 우락부락할 것이라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연애를 꿈꾸는 평범한 20대 초반의 여자 아이 같은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독한 승부욕도 갖고 있어서 캐스팅을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순정복서' 감독도 놀라게 한 독기를 바탕으로 김소혜에게는 또 다른 엄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학교 폭력 관련 꼬리표를 떼어내는 것. 그는 지난 2017년과 2021년에 두 차례에 걸쳐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2017년에는 김소혜가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였던 일이 드러나며 폭로자가 사과했다. 그러나 2021년에 다시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고, 소속사는 즉각 법적대응에 나섰다. 이에 루머 최초 작성자가 어린 마음에 질투로 인해 악의적 루머 글을 작성했고 이를 뉘우치고 후회한다는 내용으로 작성한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김소혜가 중학교 1학년일 당시 학교폭력 대책 위원회에 불려갔던 일이 뒤늦게 드러난 것. 당시 김소혜가 1호 처분 서면 사과를 한 일이 함께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아무리 가벼운 처분이라고는 하나 김소혜가 가해자 입장이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이에 소속사는 "김소혜가 다른 학교 학생과 오해로 인한 다툼이 있어 학교폭력 대책 위원회가 열린 적이 있다"라며 "그때 당시에 당사자를 직접 만나 사과를 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소혜를 향한 학교폭력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순정복서'는 그가 이러한 논란 속에 처음으로 출연하는 드라마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김소혜의 각오는 어땠을까.
김소혜는 "1~2년 정도의 시간 동안 연기를 잘하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고민하던 시기에 '순정복서'라는 작품을 읽었다. 작품의 메시지는 불행 앞에 던져진 사람의 의지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불행 앞에 놓인 권숙의 선택과 선택으로 인한 성장 과정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명을 받아서 꼭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참여를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를 응원하듯 극 중 아버지 역할로 호흡한 배우 김형묵은 "소혜 씨가 여자고 야위어서 표현을 못할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제가 붙어서 찍으면서 합이 잘 안 맞아서 제 주먹을 정통으로 맞았다. 제가 헤비급인데 제 주먹을 정통으로 맞았는데 보통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거나 119 불러야 하는데 그걸 버티더라. 훈련을 하다가 소혜 씨 무릎 뼈가 돌아간 적이 있었다. 진짜 엄청 독하고 연기를 하는데 '이 친구 진짜구나'라는 생각에 제가 많이 배웠다"라고 했다.
함께 출연하는 또 다른 선배 연기자 박지환 또한 "대본을 보면서 등장인물들이 재미 말고는 두 발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괴로운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왜 자꾸 순수한 걸까 생각했다. 그 와중에 이관숙(김소혜 분)이라는 친구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까 응원을 하고 싶고 계속 지켜보고 싶은,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런 에너지를 가진 인물인 것 같다. 이관숙이. 저하고 만나지는 않지만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이 작품의 매력을 생각하다가 결론 나온 게 아무리 힘들고, 더러워져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깨끗하고 순수한 것들을 꿈꾼다는 걸 이 작품에서 봤다. 그리고 김소혜 양과 채원빈 양이 복싱 시합하는 걸 봤는데 감당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제가 본 게 복싱에 녹아져 있더라. 대단히 감사하고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칭찬했다.
김소혜는 "지금은 다 괜찮고 모든 게 좋아졌다. 편하게 계속 해주셔서 아프거나 한 건 없었다"라며 "권숙이는 넘어져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 인물이다. 저는 복싱이라는 스포츠가 진짜 멋있고 뜨거운 스포츠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복싱에도 관심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순정복서'는 12부작으로 기획됐다. 오늘(21일) 밤 9시 45분에 첫 방송되며 매주 월, 화요일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탄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최규한 기자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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